하이닉스[000660]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주식 물량부담에 대한 우려, 그리고 담합사건의 '후폭풍'이 가세하며 주가를 큰폭으로 끌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 채권단 물량출회 가능성 부담 = CJ투자증권은 2일 한동안 잠잠하던 하이닉스지분의 '오버행 문제'(물량부담)를 공론화시켰다.
지난 달 말로 채권단 지분의 보호예수가 해제됨에 따라 채권단이 보유한 잔여지분(51%)중 일부가 이달부터 매각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0월 1차 매각떄보다 주가가 올라 매각욕구가 더클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규모가 2조5천억∼3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나아가 하이닉스가 올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문제, 그리고 연간조단위에 이르는 지속적인 설비투자자금 충당을 위해 유상증자를 병행할 가능성이있다고까지 예상했다.
잠재적인 물량부담 우려가 급격하게 확산되며 하이닉스는 이날 5월 첫 거래일을맞아 오전 11시15분 현재 전 주말보다 6.07%나 떨어진 3만950원을 기록, 시가총액 50위권내 대형주중 최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 '담합사건 후폭풍'..유니시스에 피소 = 물량부담 우려가 증폭되는 가운데 이날 미국의 정보기술업체 유니시스가 가격담합혐의를 들어 하이닉스를 상대로 미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미 지난해 담합혐의로 미국 법무부로부터 1억8천여만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이와 관련, 하이닉스 임원,간부진 4명이 미국에서 5∼8개월의징역형을 선고받은 점을 감안하면 이번 피소는 '담합관련 3탄'인 셈이다.
담합문제와는 별도로 지난달 램버스가 제기한 특허소송으로 3억달러의 배상금을물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하이닉스로서는 `소송 생채기'가 가실 날이 없는처지다.
◆ 업황도 '뾰족한 탈출구' 안보여 = 하이닉스가 주식 물량부담과 소송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영업실적에서 뚜렷한 탈출구가 보여야 하지만 그리 전망이 밝지 않다.
1.4분기 급락하던 반도체 가격 움직임이 다소 진정되는 기미를 보인다고 하지만가격안정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탓이다.
미래에셋증권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메모리업체들이 최근 가격동향에 대해 숨통을 튼 정도로 자위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업체들이 추가 하락은 배제하는 모습이나그렇다고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약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D램가는 상반기에 높다가 하반기에는 강한 반등 대신, '고만고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낸드 플래시 역시 상반기 급락에 이어 하반기에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미래에셋의 진단이다.
물량부담을 제기한 CJ투자증권도 이날 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종전 3만9천원에서 3만8천원으로 소폭 낮추면서 "단기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3만원 아래에서 재매수기회를 찾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