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익 250%나 신장70년대 스웨터 전문업체인 신원통상으로 출발한 ㈜신원은 베스띠벨리(BESTIBELLI)ㆍ씨(SI) 등을 앞세워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버블경제의 호황을 만끽하며 소위 잘 나가던 패션 업체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IMF 한파는 일차적으로 의류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숙녀복 시장에 주력하던 이 회사도 그 충격을 피해가지 못하고 매출부진과 급격한 부채증가로 결국 98년7월 기업개선작업 대상기업으로 전락했다.
시장을 선도하던 신원이 워크아웃기업이 된 것은 신제품 개발역량이나 패션의류의 영업부문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외형위주의 확대정책과 다점포전략으로 유통망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것이 불황기에 걸림돌이 됐던 것이다.
베스띠벨리ㆍ씨 등 매출기여도가 높은 주력 부문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은 IMF 전후해 양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부실계열사 등에 대한 무분별한 투자가 만들어 놓은 차입금에 대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갚는 절대절명의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때문에 채권단은 주력사업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우선 6,600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부실계열사 정리와 채무조정 등으로 단기 유동성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뒀다.
내실경영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도 진행됐다.
여건은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신규브랜드를 만들고 밀착 마케팅을 통해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면서 기존 할인점 위주의 판매방식에서 노세일(No Sale) 전략을 통한 제품 고급화로 전환해 내실을 다져나갔다.
300개에 달하던 대리점도 150개로 축소하고, 유통채널을 변화해 비용을 줄이는데 주력했다. 유통망의 효율적 개선과 내부 관리시스템의 원활한 조정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베스띠벨리ㆍ씨ㆍ아이앤비유(INVU)ㆍ비키(VIKI)ㆍ지크(SIEG) 등 내수부문의 5대 핵심브랜드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신장하면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해외법인 활동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지난 90년대초 이미 해외로 눈을 돌려 고임금과 쿼타(Quata)규제 등의 제한을 피해 인도네시아ㆍ중국ㆍ과테말라 등 총 3개의 해외생산기지와 90여개의 해외 하청공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지난해 2억4,000만달러의 수출을 달성했다.
올해도 해외에서 전체 수주물량의 80% 수준인 2억5,000만달러 생산은 무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외 매출 증가로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25.5%, 73.6% 증가한 5,229억원과 363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도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상반기에 지난해 수준인 2,34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25%가 늘어난 185억원을 달성해 괄목할만한 실적호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채권단은 신원을 CRV(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에 선정하고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채권단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경영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율경영업체'로 전환할 방침이다.
신원 역시 내년에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또 국내 패션업계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