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40대 중령이 실권 장악

쿠데타로 콩파오레 대통령 몰아내

쿠데타 세력 간의 분열양상을 보인 서아프리카 소국 부르키나파소에서 49세의 중령이 실권을 장악했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27년간 장기 집권해온 블레즈 콩파오레(63) 대통령을 몰아낸 부르키나파소 군부가 만장일치로 이삭 야코바 지다 중령을 과도정부 지도자에 추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군부는 지난달 30일 5선 연임을 노리던 콩파오레 대통령을 쿠데타로 몰아냈다. 당시 쿠데타를 주도한 오노레 트라오네 육군참모총장은 자신이 정권을 장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다는 군에서 20년 이상 고위장교로 복무했으며 부르키나파소 대통령 경호부대 부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모로코·카메룬 등에서 군사교육을 받았으며 유엔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콩고에 파견되기도 했다.

지다는 집권 후 의회해산과 과도위원회 출범을 선언했으며 국경을 폐쇄했다. 그는 아프리카연합(AU)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시련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AP는 소개했다. 앞서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헌법을 개정해 5연임을 시도하려다 민중시위와 군 반란에 직면, 지난달 31일 물러나 인접국인 코트디부아르로 이송됐다.

미국은 부르키나파소 군부에 즉시 공정하고 자유로운 대통령선거를 치러 민간정부로 권력을 이양하라고 요청했다. AU 역시 "민간이 과도정부를 이끌어야 한다"며 군정을 반대하고 있다. 콩파오레 전 대통령은 장기집권 중 지역 내 중재자 역할을 하며 미국·프랑스와 동맹을 맺고 서아프리카 내 이슬람계 민병대에 맞서왔는데 새 과도정부가 이 같은 기조를 이어받을지 여부도 미지수다. 부르키나파소는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세계 최빈국이다. 인구는 1,800여만명이며 절반가량이 이슬람교도다. 국토면적은 27만여㎦이며 주요 생산품은 면화와 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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