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연속 파업사태를 맞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30일 노조의 산별 전환 조합원 투표 가결 이후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교섭재개에 나서면서 올 노사협상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특히 노조창립 19년 만에 산별 노조 전환에 성공한 현대자동차 노조가 그 여세를 몰아 향후 사측과의 교섭에서도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의 경우 일찌감치 교섭 결렬을 선언, 지난달 26일부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통상 14~15차례 정도 소요되던 교섭 기간과는 달리 노조는 9차례 협상 만에 결렬 선언 후 본격 파업에 나선 상태. 노조의 이 같은 조기 파업사태로 현대차는 벌써부터 막대한 생산차질과 손실을 빚고 있다. 현대차는 1일까지 모두 1만3,130대의 차량생산 차질로 생산손실이 무려 1,780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사 양측 모두 이번주 재개되는 노사협상을 통해 타결의 돌파구를 마련해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올 노사협상은 따라서 전면파업 등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노조의 산별 전환 가결로 노사협상이 오히려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향후 현대차 노사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는 우선 박유기 현대차노조위원장이 위원장직을 걸고 올인했던 산별노조 전환의 성공을 들 수 있다. 울산 노동계에서는 現대차의 조기파업 돌입이 산별노조 전환을 위한 조합원 결집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이번 파업을 통해 사실상 내부의 최대 이슈를 달성한 노조집행부가 파업 장기화보다는 실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사측도 정몽구 회장 보석을 계기로 노조가 전면파업 등 최악의 사태를 연출할 경우 나타날 여론의 지나친 집중도 큰 부담으로 작용, 어떤 형태로든 노조측과 적극 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올 노사협상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산별노조 전환 가결로 한껏 고무된 노조가 세 집결로 사측을 강하게 압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 노사협상이 개별기업 노조로는 마지막으로 벌이는 노사협상이어서 최대한 자신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키려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