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티그룹 소매영업 호조세

미 최대 금융기업 시티그룹이 기업금융 부문 부진을 소매금융을 통해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그룹은 21일 2002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업에 대한 영업활동에서는 순익이 줄었지만 소매금융 부문에서 20%에 달하는 순익 증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기업부문에서 부실채권 증가 등으로 적자를 냈으나 미 부동산 경기와 소비지출 활황에 따른 소매영업이 호조세를 이룬 것.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에 대해 한쪽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샌디 웨일즈 회장의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샌디 웨일즈 회장은 이 같은 전략아래 업종별로는 투자은행ㆍ보험ㆍ소매금융을 망라하는 종합 금융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지역적으로도 미국 중심의 영업에서 벗어나 전세계적으로 영업망을 확대해왔었다. 특히 FT의 이 같은 분석은 일부 업계에서 그 동안 펼쳐온 시티 그룹의 그룹 축소 및 해체 가능성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 받고 있다. 투자 실패와 함께 엔론 스캔들 등에 연루된 시티 그룹이 오래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한편 FT는 시티그룹이 소매금융 부문에서의 호조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FT는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이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럴 경우 시티그룹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장순욱기자 swch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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