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중FTA는 10억 내수시장에의 도전 기회다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서 한중 FTA 14차 협상을 진행한 데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인 10일에는 양국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아직 양측 간에 상품 분야와 서비스 시장 개방에 대한 의견 차이가 있으나 우리 정부에서는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올 7월에 만나 연내 FTA 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협상타결을 선언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이다.

양국 정부는 현재 FTA 협정문에 들어갈 22개 챕터 중 16개는 이미 합의했거나 합의를 앞두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서 우리 측은 주력 수출품목이 포함된 공산품 시장의 조기 개방을, 중국은 농수산물 시장을 우리 제시안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개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협상에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다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는 협상력을 발휘해 우리 산업, 특히 농수산물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농축산물 수입이 크게 늘어 2000년 12억9,000만달러 수준이던 이 분야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지난해에는 33억9,000만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FTA 타결로 관세가 철폐되면 농축산 분야의 큰 타격이 우려되는 이유다.

한중 FTA는 10억 시장에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무역규모 급증 등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로서는 적극적인 중국 내수시장 참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계기를 잡을 수 있는 만큼 대중(對中) 진출전략을 촘촘히 세울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