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강시대 개막/(중)LG의 도약]통신사업 21년만에 3강 우뚝

LG는 통신서비스사업에 손을 댄지 21년만에 통신3강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아직 부실한 통신 기업들의 연합체라 KT나 SK텔레콤만큼 탄탄하지는 못하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통신 2강으로 도약할 것을 꿈꾸고 있다. 어떤 서비스도 큰 기업으로 몰리는 `쏠림현상`이 강한 통신시장의 특성을 감안, 정부도 유효경쟁을 지원하고 있고 LG는 그 수혜를 입고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투자 21년만에 3강 부상= LG그룹이 통신서비스 시장에 처음으로 투자한 것은 지난 82년 2월 데이콤에 7억1,000만원(11.9%)을 투자하면서부터. 당시 체신부 산하에 있던 음성서비스 부문의 한국통신공사를 공사로 분리함과 동시에 미래 유망사업인 데이터서비스 회사를 별도로 설립한 것. 정부는 데이콤을 컨소시엄을 통해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설립했고 이 때 LG가 참여한 것이다. 96년 7월에는 LG텔레콤에 2,000억원(32%), 97년 9월에는 하나로통신에 600억원(10%)을 투자했다. LG는 지난 2000년 1월 삼성 등 다른 재벌들과 지분 경쟁 끝에 데이콤 주식을 50%이상 확보해 경영권을 차지하면서 통신서비스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2002년에는 KT에 대적할 네트워크 기반을 갖춘 파워콤을 인수하고 이번에 최종적으로 하나로통신을 사실상 인수, 기나긴 여정끝에 KT에 대적하는 유선회사로 키워냈다. ◇2강을 꿈꾸는 LG= 현재 실적으로만 볼 때 후발회사 연합체제인 LG는 KT와 SK텔레콤에 대적할만한 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매출규모로 보면 KT와는 3배이상, SK텔레콤 과는 2배이상 차이가 난다. 순이익률도 KT와 SK텔레콤이 각각 16.77%, 17.50%인데 비해 겨우 흑자를 내거나 적자에서 헤매고 있다. 그러나 LG는 이제는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결합서비스라는 무기를 동원해 유무선 통신상품은 물론 방송서비스 상품까지 묶어 10~30%까지 싸게 팔 경우 파괴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결합상품의 위력은 미국에서도 입증됐다. LG는 오는 11월께부터는 VOIP와 쌍방향 디지털 케이블방송, 초고속인터넷을, 내년부터는 시내전화, 시외전화, 국제전화까지, 장기적으로는 LG텔레콤의 이동전화까지 묶어 팔 계획이다. 무엇보다 관심은 차세대 사업에 있다. 이동하면서도 싸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인터넷사업을 펼칠 경우 이동전화 영역을 파고들면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럴 경우 가장 문제되는 게 투자자금. ◇4조원이상의 부채 해결이 관건= LG는 일단 유선사업자들의 구조조정을 통해 공동비용, 신사업 투자비용을 줄이는 등 안정을 기할 계획이다. 기존 사업에서 휴전하며 힘을 기른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키운 다음 외자유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외자도 금융자금이 아니라 선진 통신서비스업이나 장비업체들의 자금을 끌어들여 장기적으로 LG의 울타리도 벗고 글로벌 통신회사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LG가 진정한 통신강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수요를 얼마나 감당할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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