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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의원에게 5일은 '피의 월요일'이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는 4월 총선 공천자 발표를 통해 수도권의 친이명박계 직계와 영남의 친박근혜계 중진을 퇴진시켰고 청와대 참모 출신들의 출마를 막았다.
부산에서 부는 문재인 바람(문풍)에는 손수조ㆍ문대성 후보 등 새파랗게 젊은 정치 신인을 내세웠다.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 친박계 최다선인 홍사덕 의원을 전략공천한 것도 주목된다. 당의 인물을 바꿔 4월 총선의 승리를 꾀한 것이다. 18대 총선에서 수도권과 영남 등 당의 전면에 나섰던 친이계 대신 친박계와 정치 신인이 자리를 채운 셈이다. 공천 확정자는 앞서 발표된 1차 21명을 포함해 102명으로 늘어났다. 경선 지역을 포함해 지금까지 공천이 결정된 곳은 총 149곳으로 전체 지역구의 74%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전체 현역 의원 가운데 교체 비율은 18.8%이지만 당 지도부가 당초 현역 교체 비율이 50%에 달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남은 97곳의 공천에서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이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발표한 공천 명단을 보면 81명 중 40%가 넘는 30여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낙천했다. 여기에 현역 의원의 탈락 가능성이 점쳐지는 13곳의 전략 지역과 47곳의 경선 지역도 함께 발표됐다. 특히 부산의 '낙동강 벨트'에는 젊은 정치 신인을 내세워 인적 쇄신의 상징으로 삼는 한편 지더라도 당의 타격을 줄이는 묘안을 택했다. 18대에 이어 두번째 총선 도전에 나선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장도 쓴잔을 마셨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천 발표에 앞서 열린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비록 이번에 기회를 갖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치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큰 길에 끝까지 함께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탈당을 만류했다. 그러나 낙천한 현역 의원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등장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공천위는 13곳의 전략 지역과 강동갑(노철래ㆍ신동우ㆍ임동규) 등 47곳의 경선 지역을 비대위에 보고했다. 전략 지역은 서울 성동갑(이하 현역 의원 진수희)과 영등포갑(전여옥), 도봉갑(신지호)을 비롯해 서울 광진을(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 대구 중남구(배영식), 동구갑(주성영), 서구(홍사덕), 북구갑(이명규), 달서갑(박종근), 대전 서구을(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 수원을(정미경), 경기 파주갑(신설 지역구), 경북 경주(정수성)다. 이에 따라 전략 지역은 앞서 발표된 22곳에 더해 35곳으로 늘어났다. 전략 지역은 총 49곳까지 지정할 수 있다.
전략 지역은 당에서 외부 인재를 공천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어서 현역 의원의 반발이 이어졌다. 특히 대부분 경쟁력과 교체지수 조사 결과 하위 25%에 포함됐다는 후문이다. 다만 당 비대위 측은 공천 신청을 한 현역 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의 공천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