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퇴를 놓고 뒷이야기들이 밝혀져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명숙 총리가 당과 청와대 사이를 오가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후문.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김 부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히기까지의 과정과 후일담을 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지난 1일 밤 한 총리의 저녁 만찬 초청을 김 부총리가 거절한 진짜 이유. 일부 언론은 김 부총리가 한 총리의 식사 초대를 거절했다고 보도했으나 그 배경은 설명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당초 한 총리와 김 부총리간 저녁 약속이 있었지만 김 부총리가 어제 국회 교육위를 끝내고 평창동 집으로 가는데 취재진이 계속 따라 붙었다”며 “결국 집에서 나올 수 없어 저녁을 함께 할 수 없었고 전화통화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김 부총리가 사의를 굳힌 것은 오래됐다. 특정 시점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본인이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그렇게 판단한 것 아니었겠냐”면서 “이 과정에서 한 총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한 총리실은 당과 청와대의 의견을 수렴해 논문 파문이 정치 문제로 비화된 뒤부터는 자진 사퇴ㆍ국회 해임 건의안에 따른 경질ㆍ총리 해임건의 등 3가지의 사퇴형식을 놓고 고민했다고 한다.
초기에는 한 총리의 해임건의안에 무게가 실렸지만 논의 과정 중 본인에게 해명 기회를 준 뒤 자진 사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게 눈에 띈다. 아울러 당ㆍ정ㆍ청 등 여권은 이번 파문이 이른바 ‘질서 있는 퇴각’으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