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구본무회장 연대보증 요구

채권단이 LG카드에 대한 자금지원을 조건으로 LG그룹 계열사 주식의 담보로 제공할 것은 물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개인자격 연대보증까지 요구하는 등 대주주의 책임을 최후까지 묻기로 하는 `초강수`를 들고 나와 LG카드 정상화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카드 사태가 조기에 진화되지 않을 경우 `제2의 카드채사태`로 비화돼 또 다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는 것은 물론 LG카드채가 편입된 수익증권이나 신탁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LG카드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20일 “LG카드 대주주의 강력한 회생의지 없이는 자금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게 채권단의 기본입장”이라며 “그룹과 구 회장 소유의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구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연대보증에 서명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 회장의 연대보증은 앞으로 채권회수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한 상징적 조치”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LG그룹은 구 회장의 연대보증은 불가능하며 채권단이 연말까지 예치토록 요구한 1조원의 자본확충대금 역시 그룹주식의 담보제공으로 충분하다고 맞서고 있어 LG카드사태는 쉽게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채권단 내부에서도 일부 은행들이 자금지원 분담액 산정기준에 이의를 제기, 금융감독원이 채권단 임원회의를 긴급소집하는 등 채권단내 의견조율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이처럼 LG 카드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지 못할 경우 신용카드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카드사의 자금조달이 막히는 등 상반기에 겪었던 `카드채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카드채가 편입된 펀드를 일제히 중도환매할 경우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대주주들이 증자문제로 마찰을 빚고 일시적인 유동성부족을 겪었던 외환카드사태는 외환은행이 이날 이사회를 열고 카드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일단 고비는 넘겼다. 외환은행은 이사회에서 외환카드 2대주주인 올림푸스캐피탈의 지분(24.6%)을 주당 5,300원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고 추후 실사를 통해 감자비율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진우기자,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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