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 합병함에 따라 25조원 규모의 초대형 종합 플랜트기업이 새롭게 태어났다.
삼성중공업이 그간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플랜트 분야에서 각각 강점을 갖고 있었던 만큼 양사는 합병을 통해 외형적으로 종합 플랜트 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삼성중공업으로선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얻게 됐다.
두 회사는 이로써 오일메이저를 비롯한 고객들에게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액화천연가스(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 프랑스의 테크닙, 이탈리아의 사이펨 등 세계적인 설계 엔지니어링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런 합병 시너지를 통해 종합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설계, 구매, 제작) 업체로 도약, 매출액 규모를 현재 23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앞서 2012년 해양플랜트 설계회사인 영국 아멕(AMEC)사와 공동 출자해 미국 휴스턴에서 ‘ASOG’(AMEC Samsung Oil & GAS)라는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를 설립한 바 있다.
삼성은 수주하는 해양생산설비의 설계를 이 합작사에 맡기기로 했으나 그간 이 합작사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대안을 모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합병 후 새로운 비전에 맞춰 합병법인의 사명 변경도 검토할 예정이다.
특히 주요 플랜트시장에서 중복 입찰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양사의 합병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한동안 발전 플랜트, 관계사 등 삼성물산의 주요 시장에서 중복 입찰을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도 영업 비효율성이 줄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합병에 따라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과정에서 유력하게 거론됐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은 낮아졌다.
양사 합병 카드를 접게 된 것을 놓고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발전소 등 육상 플랜트에, 삼성엔지니어링이 화공 플랜트에 치중하고 있어 사업성격에 차이가 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조선보다는 해양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맞춰 삼성엔지니어링도 해양플랜트 분야로 방향을 튼 것도 합병 방향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