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종합상사도 플랜트 특수 '톡톡'

중동, 정유·석유화학 노후설비 교체·신규투자 잇따라
제휴등 통해 기술력 확보… LG, 17억弗 수주 쾌거

“중동 오일머니 특수를 타고 정유 및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고 있습니다.”(LG상사 관계자) 국내 중공업 기업과 종합상사들이 중동 오일머니 특수의 단비를 흠뻑 맞고 있다. 유가의 고공행진에 힘입어 재원이 풍부해진 중동 국가들이 잇따라 노후설비를 교체하거나 신규 설비 투자에 과감하게 나서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중동 플랜트 수출 및 사업수주가 잇따르고 있다. ◇기술제휴 통한 수주 경쟁력 확보=종합상사들은 ‘설계-자재조달-시공’ 등 전공정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랜트 업계의 맥가이버’로 불리며 잇따라 수출 및 사업 수주에 나서고 있다. 특히 LG상사는 플랜트 사업수주의 관건인 기술력 확보를 위해 네덜란드 기업인 ABB루머스(LUMMUS)와 기술제휴를 맺고 상호 기술협력 및 공동 사업수주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LG상사는 지난해만도 무려 17억달러에 이르는 타타르스탄 석유화학 플랜트 사업을 따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2억1,700만달러 상당의 플랜트 사업을 수주했다”며 “플랜트 사업 수주는 공장건설 및 자재조달을 통한 매출유발효과 이외에도 향후 그 공장에서 생산될 생산품의 판권을 확보할 수 있는 ‘플러스 알파’ 효과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한 6,100만달러 규모의 제철설비 공급계약을 따내 중동 특수의 호재를 이어갔다. 이 사업은 대우인터내셔널이 포스코건설과 공동으로 중동 최대 제철업체 하디드(Hadeed)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사우디의 담맘(Dammam) 지역에 연산 12만톤급의 컬러강판공장설비(CCL)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수주는 그동안 유럽 업체들이 독점해온 중동의 대형플랜트 설비시장을 뚫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 하디드가 발주할 공장확장 사업에도 추가로 참여할 계획을 세우는 등 국산 플랜트 제품의 중동 수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특수 10년 만에 재점화=중공업 기업들의 중동 진출도 최근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90년대 이후 이라크전쟁 등으로 10년 가까이 진출길이 막혔던 중동 시장이 다시 활짝 피어오름에 따라 현지 사업 수주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카타르와 쿠웨이트에서 총 5억2,000만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 2건을 따내는 경사를 맞았다. 이 회사는 세계 정상급의 담수설비 기술을 바탕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된 중동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란ㆍ요르단에서는 발전설비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중동의 주력시장을 기존의 사우디ㆍ아랍에미리트ㆍ쿠웨이트에서 카타르ㆍ오만ㆍ리비아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등과 관련한 사업수주에 나서고 있고 대우인프라코어(기존 대우종합기계)가 이라크 재건에 따른 현지 설비시장 개척을 준비 중이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동 지역의 정세불안도 조금씩 진정 국면으로 기우는 분위기이고 세계적인 석유수요 확대로 중동 국가들도 재원이 풍부해졌다”며 “이 같은 상황을 호재로 삼아 현지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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