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은행, 러시아에서 소매금융서비스

美은행권 최초… 현지시장 개방 가속화 물꼬터 시티은행이 20일부터 미국 금융기관 최초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소매금융 업무를 실시한다고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시티은행은 지난 1993년 러시아에 진출해 기업 상대로 금융 서비스를 해왔으나 소매금융은 이번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금융시장 개방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티뱅크는 모스크바 지점에서 개인 고객들을 상대로 당좌ㆍ저축예금, 개인 할부 대출을 비롯한 각종 소매금융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미국으로부터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받았으나 은행업을 비롯한 금융 서비스 분야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지난 1998년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현지 은행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충격을 입은 후 은행에 대한 심한 불신을 갖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40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이 러시아 가정에서 잠자고 있다. 그나마 300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전체 소매 저축액 중 70%는 러시아 국유은행인 스베르은행이 차지하고 있으며, 외국계 은행들은 불과 2%만을 유치하고 있다. 그러나 시티은행은 많은 러시아인들이 현지 은행에 비해 외국계 은행이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러시아 시티은행의 네이단 메르 소비자 비즈니스 매니저는 "모스크바에는 안전하고 편리한 은행 서비스에 대한 거대한 잠재수요가 있다"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시티은행은 외국 은행으로는 HSBC 홀딩스에 이어 두번째로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외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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