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방 양회는 국유기업 개혁 대상 1순위로 고용세습 문제를 토론의 장에 올렸다. 지난해 현직직원들의 투서에서 비롯된 국유기업의 고용세습 문제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복리후생제도로 탈바꿈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중국에는 80년대 후반까지 직장세습제도가 공식적으로 존재했다. '즈뉘딩티(子女頂替)'라고 불린 고용세습제도는 1950년대부터 시작돼 국유기업 직원이 퇴직하면 자녀들로 빈자리를 채우는 노동취업제도였다. 여기다 고위군인이나 당간부 등의 자녀들도 이 혜택을 받았다. 개혁개방이 본격화되며 공식적으로는 이 제도가 폐지됐지만 국유기업들은 여전히 고용세습을 복리후생제도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세습이 폐지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되며 대형 중앙국유기업부터 채용방식을 전환했다. 다칭유전이 신입직원 채용방식을 직접채용에서 공개선발채용으로 바꿨고 일부 중앙국유기업들도 추천 등에서 공개로 채용방식을 전환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양회에서는 각 지방 국유기업들의 고용세습제도의 실태가 드러나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경제전문매체인 차이징에 따르면 랴오닝성의 한 지방국유기업은 공채로 채용방식을 전환한 이후 관리직군의 경우 응시자들간의 점수가 같으면 우선적으로 직원자녀들을 채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기술직군에서도 직원자녀들에 큰 가산점이 부여된다. 또 군부대 퇴역자나 빈곤가정 자녀들에게도 취업우대혜택이 부여했다. 사실상 고용세습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안강그룹 역시 1986년에 직원세습제도를 폐지했지만, 직원자녀 취업우대 정책은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 직원자녀 응시생에게는 필기와 면접에서 10점과 15점의 가산점이 부과된다. 철강업계의 경기가 악화돼 채용수요가 줄어도 안강의 직원자제들의 취업률은 30%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세습을 철폐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여론은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특히 대졸자들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산점 부여 등을 통한 편법적인 고용세습제도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국무원 등 각 지방정부는 고용세습 관련된 직원자녀 채용 우대정책을 개선하겠다는 분명한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