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도 공개된 시장에서 주식처럼 투명하게 거래할 길이 열렸다. 지난 3월24일 한국거래소에 금 현물시장(KRX금시장)이 개장되면서 금 관련 영업을 하는 실물사업자나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 누구나 편리하고 빠르게 금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KRX금시장은 음성거래 위주인 국내 귀금속시장을 양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그 계획에 따라 한국거래소가 개설한 시장으로 한국예탁결제원이 금 상품의 보관 및 인출을 담당하고 한국조폐공사가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지금에 대한 품질검사를 맡고 있다.
일반 국민들이 KRX금시장에서 거래하고자 한다면 증권회사를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하고자 하는 만큼의 자금을 계좌에 넣어둔 후 주식처럼 전화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또는 모바일 거래시스템(MTS) 등을 통해 거래하면 된다. 거래시간은 주식시장보다 1시간 늦은 오전10시부터 시작해서 주식시장과 같은 오후3시에 종료된다.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고 10원 단위로 거래돼 약 4만5,000원 정도의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금을 실물로 인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거래하는 증권회사에 인출신청을 하면 가까운 장소에서 실물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금을 계좌상으로 거래하는 경우에는 부가세가 면제되지만 실물로 인출할 때에는 10%의 부가세가 과세된다. 따라서 장기투자 목적으로 금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실물로 보유하는 것보다 계좌상으로 보유하는 것이 분실·도난의 염려 없이 부가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거래비용 측면에서도 여타 금 관련 상품보다 유리하다. 예를 들어 금은방에서 금을 살 경우 소매가격으로 사야 하는 만큼 KRX금시장보다 10%가량 비싼 가격으로 사야 한다. 골드뱅킹을 통해 거래할 경우 살 때와 팔 때 각각 1%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KRX금시장에서는 증권사에 내는 위탁수수료도 0.2~0.4% 수준으로 저렴하고 골드뱅킹과 달리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도 없다. KRX금시장에 공급되는 금에 대해서는 수입관세가 면제돼 해외 유명 브랜드의 금이 관세만큼 낮은 가격으로 공급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울러 금은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글로벌 위기시에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가치를 갖고 있고 물가 상승시에도 가치를 인정받는 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후를 대비한 투자수단과 자산배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KRX금시장은 분명 매력적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