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 에너지 효율성, 일본ㆍ미국보다 높아”

전경련, 업종별 비교결과 세계 최고 수준…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 규제 신중해야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에너지 효율이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국내 산업의 에너지 효율이 선진국보다 뒤쳐진다는 일부 주장과 정반대의 결과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주요 업종단체와 함께 업종별 에너지 효율을 분석한 결과, 철강ㆍ석유화학ㆍ정유ㆍ디스플레이ㆍ제지 등 국내 주요 산업의 에너지 효율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과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전 업종의 에너지 효율이 일본보다 높게 집계됐다. 철강, 석유화학, 정유, 디스플레이, 제지 등 5개 업종의 에너지 효율지수를 총 에너지 사용량을 가중치로 평균해 계산한 결과, 우리나라를 100으로 할 때 일본은 이보다 높은 105로 나타났다.

에너지 효율은 일정 단위의 제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에너지 양 비율로 계산하는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에너지 효율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각 업종별로도 일본은 철강(104), 석유화학(102), 정유(109), 디스플레이(125), 제지(105) 등 조사 대상 모든 업종의 에너지 효율이 우리보다 뒤쳐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산업의 에너지 효율은 북미, 유럽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산업의 경우 호주(106), 미국(118), 캐나다(124) 등이 우리나라보다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정유산업 역시 유럽(110.5)과 북미(118)를 앞섰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그동안 우리나라 주력산업이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인 동시에 앞으로 산업부문의 에너지 절약 잠재량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로 인해 산업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많아 산업부문에 대한 에너지 절약 압박이 컸던 게 사실이다. 이는 우리 산업이 동일한 가치를 생산함에 있어 외국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부가가치 기준 원단위(1,000달러의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생산에 사용된 에너지 양)’를 통해 뒷받침됐다. 하지만 전경련은 ‘부가가치 원단위’는 측정과 국제적 비교는 용이하지만 환율이나 물가수준, 국민경제 규모 등의 영향으로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제경쟁에 노출돼있는 우리 산업은 원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절약에 적극 나선 결과 이미 에너지 효율이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와 산업용 전기료 인상 등 산업부문에 대한 에너지 규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노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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