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엔진 재점화 "시장에 순응하라"

증시가 중국발 금리인상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 사상 최고점 경신을 위한 질주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오전 11시1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24포인트 오른 1,450.14를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지수 또한 6.55포인트 상승한 694.39를 기록하며 이틀째 강세다. 연일 치솟는 유가, 930원대로 주저앉은 원.달러환율, 기업실적 악화 등 증시 주변 환경이 나빠진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내심 불안감마저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강세장을 글로벌 증시의 동반 상승세와 맞물린 재평가과정의 일환으로 보고 이의를 제기하기보다는 시장의 흐름에 순응할 것을 권고하고있다. ◇"오를 이유가 없는데..." = 최근 증시를 둘러싼 여건들은 악재 일색이다.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가는 처음으로 배럴당 68달러대에 진입했다. 원.달러 환율도 이날 다시 93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출 경쟁력을 끌어내리고있다. 고유가와 저환율은 당장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에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1.4분기 실적을 공시한 50개사(시가총액 상위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70조1천634억원으로 작년 1.4분기에 비해 5.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조9천83억원으로 13.71%나 감소했다. 2.4분기에 걸었던 실적개선 기대감도 이미 자연스레 약화된 상태다. 4월 수출입 동향도 그리 낙관적이지가 않다. 비록 10%대 수출 증가율이 유지되긴 했지만 자동차(1.2%), 무선통신기기(-8.8%), 철강(-7.5%) 등 주력산업의 수출은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감소했다. 원자재가격의 장기 상승 또한 중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투자 위축→원자재가격하락→관련 주식 하락이라는 시나리오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 외국인이 이날 순매수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직전 5일간 1조7천800억원의 매도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주춤해지는 등 수급 측면에서도 이상 조짐이 감지되고 있는 형편이다. ◇"흐름에 순응하라" = 증시 환경과 동떨어진 흐름은 우리나라 증시에만 국한된것이 아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장에서 다우존스지수는 6년만에 최고치로 올라섰고,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역시 5년래 최고를 기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한국 증시가 4년째 상승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미국,영국을 비롯한 33개국도 역시 4년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인도 등 11개국은 5년째, 러시아와 오스트리아는 6년째 상승세다. 이 증권사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한국 증시만 오르는 것도, 한국 증시가 더 오른 것도,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다른 나라 증시보다 더 비싼 것도 아니다"면서 "한국 증시만의 가격논리를 가지고 시장의 상승여력을 재단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주가 재평가의 대상과 관점이 바뀌었다"면서 "종목별 주가 차별화와 내수주에 대한 높은 밸류에이션 부여가 또하나의 재평가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그동안의 재평가 시각은 경기 진폭에 비해 이익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점에 근거한 것이었지만 현재 진행되는 재평가는 자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실망스런 기업 실적은 주가의 재평가를 통해 완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중국 금리인상에 따른 쇼크가 일단 진정됐다는점을 감안, 일단 시장의 흐름에 순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다만 시장이 여러펀더멘털 지표들과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경계심리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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