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다시 `바이 코리아`(Buy Korea, 한국주식 사들이기)에 나서면서 서울 증시도 강세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매수주체 부재에 시달리던 증시에서 외국인이 선봉장으로 나섬에 따라 상승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연초 기록했던 660선의 고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 등 국내경제 상황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의 IT(정보기술)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가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계증시의 나침반이 되고 있는 미국증시가 각종 저항선을 넘어 순항하고 있어 국내증시 여건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외국인 7일간 9,000여억원 순매수=외국인은 5일에도 1874억원 어치를 순매수해 증시 주도세력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지난달 28일이후 순매수행진에 나선 외국인은 7일동안 무려 9,85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7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것은 9ㆍ11 테러사태 직후인 지난 2001년 11월1일부터 12일까지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동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 확대
▲미국증시 상승전환에 따른 긍정적인 시각변화
▲IT경기 회복 및 수출경기 활성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을 풀이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타이완증시에서는 올들어 5조원 이상을 사들였지만 국내증시에서는 지난 4일까지 8,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였다”며 “국내외 악재가 걷히자 줄였던 투자비중을 다시 늘리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진입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LG투자증권은 미국증시가 중기상승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증시도 오름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외국인 매수세가 IT경기회복을 시작으로 수출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이달들어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 등 수출주력 종목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더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행진이 1∼2주 가량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 지수대는 여전히 저평가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J증권 관계자는 “미국증시 여건이 개선되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는 앞으로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증시 레벨업을 염두에 두고 있어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수출주 중심의 비중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종합주가지수 700선에 도달할 때까지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합주가지수 연중최고치 경신 기대=종합주가지수는 연중최고치인 지난 1월3일의 661포인트를 넘어설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오는 12일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주식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둔 프로그램 매물부담을 외국인 매수세가 완충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수출주 등 외국인투자가들이 선호하는 종목군이 당분간 증시의 오름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