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치 있는 상상을 하라… 더 나은 미래를 만들다

■ 엘런 머스크의 가치있는 상상(오세웅 지음, 아틀라스 북스 펴냄)
전기자동차·우주로켓 개발 등 상상에 그치지 않고 실행
도전·실패 거듭하며 끝내 성공… '인류, 화성으로 이전'도 추진



'문샷 씽킹(Moonshot Thinking).' 천재부터 괴짜까지, 도전자들의 성지 실리콘 밸리 사람들이 입에 자주 올리는 말이다. 달을 향해 쏜 우주선처럼 무모한 도전이지만 결국 성공해냈다는 의미의 문샷 씽킹. 상상을 상상의 단계에 가두지 않고 수차례의 도전과 실패를 거듭해 마침내 현실로 이루어 낸 성과는 불가능을 깨는 '가치 있는 상상'의 힘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주인공 엘런 머스크는 문샷 씽킹을 한 번도 아닌, 세 번이나 실현하고 또 다른 도전을 시도하는 '가치 있는 상상'의 대표 주자다. "사람들이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를 상상해서 그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라." 그의 신념은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태양광 에너지를 보급하는 '솔라시티', 우주 로켓을 개발하는 '스페이스X'라는 3개의 기업을 통해 현실이 되고 있다.

기업문화 연구가인 저자는 머스크가 시사하는 바를 이렇게 요약한다. '창조는 아무나 할 수 없지만,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상상에 가치가 있다면 불가능을 생각하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 그러면 인류의 미래가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 머스크의 실패를 예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미국 스탠포드 대학원을 다니던 20대의 머스크는 학교를 자퇴한 뒤 차린 온라인 정보 제공 회사 'Zip2'를 매각한 돈으로 몇 차례 창업을 했다가 다시 그 회사들을 매각해 1억 6,500만 달러를 손에 쥔다. 다른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안전하게 돈을 관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상상을 실현하는 데 과감히 전 재산을 쏟아 붓는다. 2002년 스페이스X를 시작으로 2004년과 2006년 각각 테슬라와 솔라시티를 연이어 창업한 것이다. 사람들은 실현 불가능한 '공상'이라며 실패를 점쳤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는 우주 로켓을 발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머스크는 현실에서 부딪치는 한계를 역발상으로 극복했다. 첫 우주 로켓인 팰컨1은 재활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해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묘안을 찾아냈고, 첫 전기차 로드스터는 리튬 이온 배터리를 차체 밑바닥 전면에 깔아 가격과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솔라시티 역시 '태양광 패널의 무상 설치, 20년 장기 임대'라는 발상을 적용해 개인이 전기를 소유하는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상상을 현실로 이끈 강한 동력은 머스크 특유의 '낙관적 태도'다. 팰컨 1호의 발사 과정에서 그의 뚝심과 긍정적인 마인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2005년 11월 25일 발사 연기, 2005년 12월 19일 발사 중지, 2006년 3월 발사 직후 추락, 2007년 3월 20일 궤도 진입 실패… 끊임없는 실패에도 그는 주눅이 들거나 변명하지 않았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궤도 진입 실패 땐 심지어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무척 행복합니다. 최소한 고도 300km는 날았습니다." 이 로켓은 이후에도 몇 차례 실패를 거쳐 2008년 9월 28일 발사와 궤도진입에 성공했다. 그의 성공이 상상력과 역발상이란 추상적인 개념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어떤 기자가 3개 사업을 동시에 끌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많이 일합니다. 어떡하든 많이 일합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지옥처럼 일해야 하고, 그래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는 그의 말은 결국 질(質) 역시 양(量)에서 나온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기서 그칠 머스크가 아니다.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멀티 플래닛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짜릿한 프로젝트의 참가 최종 후보는 2022년 결정된다. 그의 상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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