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계 SK글로벌 해외채권단, 한국정부에 채권회수 압력

SK글로벌 해외채권의 약 16.9%를 보유한 아랍계 채권금융기관들이 한국정부를 상대로 채권회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20일 정부 각부처와 금융계에 따르면 아랍은행을 비롯한 아랍계 채권단은 SK글로벌에 대한 채권전액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외교통상부와,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등에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랍은행은 지난 5월 외교통상부 등을 방문해 “SK글로벌 채권 1억달러는 원유판매 대금으로 우선변제가 필요하다”며 “만일 채권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정부와 중동국가간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으며 한국기업에 대한 이행보증 거부로 중동지역 공사수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7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은행이 외교통상부를 방문해 지난 4월 만기가 돌아온 원유대금 2,963만달러와 8~9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7,262만달러의 지불에 협조를 요청하는 한편 한국정부가 이를 대신 변제하거나 지급보증을 해 줄 수 있는 지를 타진했다. 아랍계은행들은 이밖에 재경부와 산자부, 건교부 등에도 비슷한 형태의 채권회수 협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랍계 은행들이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진 상거래 채권ㆍ채무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압력을 가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처사”라며 “모든 채권단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원칙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아랍계은행들이 해외채권단 대표들이 합의한 캐시바이아웃(CBOㆍ채권현금매입) 동참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현재 해외채권단의 채무조정 동의율은 80.5% 안팎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진우기자 ra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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