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눈이야기] 백내장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 자동차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아침에 시동 걸고 출근하려고 할 때 유리창에 뿌옇게 낀 성애 때문에 고생을 한다. 차가 어느 정도 따뜻해 진 다음 더운 바람으로 성애를 녹여내고 나서야 시야가 깨끗하게 된다. 눈에도 이런 현상이 있다. 자동차 유리에 성애 낀 것같이 눈 속에 있는 수정체에 뿌연 혼탁이 생겼을 때 시야가 흐려지는데 바로 백내장이 있을 때 이런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백내장이란 나이가 들면 보통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노인성 질환인데 눈 속에 있는 수정체가 하얗게 되서 뿌옇게 보이는 질환이다. 정신도 맑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외국의 연구결과를 봐도 백내장이 생기면 노인의 활동력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결과적으로 치매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보통 한쪽 눈에 생긴 경우 두 눈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이상을 잘 못 느끼는 사람들도 많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어 가족에게 폐가 될까 말을 안하고 참고 견디기 때문에 시기를 놓친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조기발견과 치료가 상책이다. 약물치료는 보조적인 수단이고 일단 백내장이 생기면 약으로 완치시키기는 어렵다. 근본적인 치료는 백내장이 충분히 진행된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백내장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흔히 수술시기를 놓치고 너무 오래 지나서 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백내장 수술 시기를 놓치면 수술도 어렵고 수술 후 결과도 안 좋고 녹내장이나 홍채염같은 다른 합병증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백내장 수술은 기술이 매우 발달해서 안약으로 간단하게 마취 한 다음 3미리 정도로 작게 절개하여 수술을 할 수 있다. 초음파를 이용하여 쉽게 수술을 하기 때문에 통증도 없고 출혈도 없다. 수술 성공률은 99%에 육박하며 시력회복 정도도 다른 안 질환이 없는 일반적 노인성 백내장은 대부분 정상시력으로 회복된다. 다만 수술 전 합병증 요인이 될 수 있는 내과적 질환, 당뇨나 고혈압 등에 대한 검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모든 수술에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지만 초음파 백내장 수술의 경우 심각한 합병증 발생 빈도는 1% 이하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중 가장 흔한 것이 후발성 백내장이다. 후발성 백내장이란 말을 백내장은 아니고 수술 후에 남겨놓은 얇은 막에 세포가 왕성하게 자라서 뿌연 막이 끼는 걸 말한다.?후발성 백내장을 어떤 분은 수술했는데도 다시 백내장이 온 것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백내장이 다시 온 게 아니고 인공수정체를 넣어두는 수정체의 낭, 그러니까 수정체를 싸고 있는 주머니에 혼탁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다행히도 야그 레이저(Yag laser)로 발달로 쉽게 제거 할 수 있다. <윤호병원안과원장ㆍ의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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