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US여자오픈 챔피언 박인비(22ㆍSK텔레콤)가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PRGR레이디스컵에서 다 잡았던 우승컵을 벌타 때문에 아깝게 놓쳤다.
14일 일본 고지현 고난의 도사CC(파72ㆍ6,26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3라운드. 박인비는 무려 8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가 됐다. 웨이윤제(대만)를 1타 차로 제친 박인비는 동료들로부터 미리 축하 인사도 받으며 우승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스코어카드 제출 과정에서 1번홀(파4) 규칙 위반에 따른 2벌타를 받으면서 결국 1타 차 공동 2위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웨이윤제, 나카다 미에(일본) 등 동반자와 경기진행 요원은 박인비가 1번홀 그린에서 퍼팅을 하기 전 볼이 움직였다고 주장했고 비디오 판독 끝에 박인비가 이를 받아들인 것. 이 홀 스코어가 파에서 더블보기로 바뀌면서 웨이윤제가 어부지리로 우승을 차지했다.
투어 홈페이지에 따르면 경기위원회는 박인비가 50cm 정도의 퍼팅을 하기 전 연습 스트로크를 한 뒤 두 차례 퍼터헤드를 지면에 댔으며, 이것이 어드레스를 하려는 순간 볼이 후방으로 살짝 움직인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정했다. 규칙 18조는 플레이어 또는 캐디가 볼을 움직이거나 움직이게 한 때 플레이어는 1벌타를 받고 볼을 원래 자리에 놓지 않으면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인비는 볼이 움직인 데 대한 1타, 그리고 리플레이스 하지 않은 것에 대한 1타 등 2벌타를 받았다. 박인비는 “어드레스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대로 플레이했다”고 했지만 경기위원회는 어드레스 여부와 상관 없이 퍼터헤드를 지면에 댄 영향으로 볼이 움직였다고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기 전 타수를 고쳤기 때문에 실격은 면했으나 미국과 일본 투어를 병행하는 박인비는 일본무대 첫 승을 아쉽게 날리고 말았다. 지난주 개막전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를 제패했던 안선주는 10위(6언더파)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