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해외채권단이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해 채권현금매입 비율을 40%대로 조정하자는 은행과 원금을 끝까지 받아내자는 은행사이의 분쟁이 위험수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이셔우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 대표의 사려깊지 못한 발언으로 오히려 한국 채권단 끌려게 됐다는 불만도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채권단 고위관계자는 25일 “오는 29일과 30일 홍콩에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차례로 열고 국내채권단과 재협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현재 해외채권단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궁상은행의 경우 국내채권단의 요구를 수용해 40~50%선에서 타협을 보자는 입장인 반면, 이집트계 은행인 아랍뱅킹코프와 유니온뱅크오브캘리포니아 등은 아직도 100%를 받아내야한다는 강경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가이셔우드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 대표가 지난 24일 채권단 회의에서 국내 기업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채권회수 압박을 가한 것에 관해 “괜히 한국인의 자존심을 자극해 협상력을 떨궜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채권단이 채권회수 압박을 하는 것은 SK글로벌 해외보증채무에 대해 한국법원이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삼성과 LG같은 대기업들의 보증채무에 대해서도 해외채권단은 불안해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논리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국내채권단은 SK글로벌의 법정관리시 거래소 상장폐지에 대비하기 위해 이날 서울지방법원남부지원에 `상장폐지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