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엘리자베스 2세 '다이아몬드 주빌리'

60주년 맞아 6월2~5일 임시 공휴일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6일(현지시간) 영국 역사상 두번째로 다이아몬드 주빌리(즉위 60년)를 맞았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지난 1952년 2월6일 남편인 필립공과 케냐를 여행하던 중 아버지인 조지 6세가 숨지면서 25세의 나이로 즉위했다. 60년이라는 재위 기간은 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의 64년(1837~1901년)에 이어 두번째다. 현재 85세로 영국 사상 최고령 군주인 엘리자베스 여왕이 오는 2015년 9월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최장수 재위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보위에 오른 뒤 지금까지 영국의 총리는 12명, 미국 대통령도 12명이 교체됐으며 교황도 6명이나 바뀌었다. 여왕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랜 세월 동안 받아온 엄청난 지지와 격려에 감사드린다"며 "국민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더욱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재위 기간 중 영국에서는 시대적 변화에다 왕위 계승자인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이혼, 영국인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다이애나비의 죽음에 대한 엘리자베스 여왕의 냉랭한 태도 등에 비난여론이 들끓으며 한때 왕실 폐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여왕의 손자인 윌리엄 왕세손의 결혼을 계기로 다시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여왕의 장기 재위에는 곁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외조를 아끼지 않은 남편 필립공(90)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날 "여왕은 경험과 위엄과 조용한 권위로 이 나라를 이끌어왔다"며 왕실이 단순한 상징적 권위에 그치지 않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작된 즉위 60주년 기념행사는 엘리자베스 여왕과 필립공이 잉글랜드 동부 노퍽주의 소도시 킹스린과 인근 학교를 방문하는 조촐한 일정으로 시작돼 1953년 대관식이 열렸던 6월에 절정을 이룰 예정이다. 주말을 끼고 다이아몬드 주빌리의 본행사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6월2~5일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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