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우리당이 정동영 의장 체제 이후 일부 여론조사에서 가파른 지지율 상승 추세에 한껏 고무된 것과는 대조적으로 재정난 타개에 부심하고 있다.
중앙당 당직자 숫자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비해 약 절반 수준인 160명(자원봉사자 포함)으로 줄이고, 당사도 3분의 1 수준인 600여평(실평수) 규모로 마련하는 등 슬림화하고 긴축재정을 운용하고 있는데도 주머니 사정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르면 이달중 당을 총선 선대위체제로 전환키로 하면서 당사규모를 200여평 늘리는 등 평상 보다 더 많은 `실탄`이 소요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것.
그동안 우리당은 현역의원과 중앙위원들로부터 수백만원씩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거둬 근근히 당 살림을 꾸려왔다. 지난해 12월엔 `가뭄 속에 단비같은` 선관위 국고보조금 13억5,000만원을 지원 받았으나 창당전후과정에서 발생한 빚을 갚고 한달에 2억원 가량 들어가는 당 운영비로 충당, 현재 잔고는 1억~2억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이대로 가다간 다음달이면 `곳간`이 바닥을 드러낼 처지로 고위당직 경선참여자 또는 공천 희망자들에게 대학입시 전형료와 같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미 상임중앙위원 입후보자들에게 1인당 7,000만원씩 5억6,000만원, 공천 희망자들에게 1인당 300만원씩을 받아 15억원 가량 모금했다. 또 다음달초 선출직 73명을 뽑는 중앙위원 입후보자에게 1인당 500만원씩 받을 예정이나 전당대회준비, 중앙위원 선거, 각 지역구 여론조사 비용으로 충당되기 때문에 당 운영비와 총선비용으로 `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당은 다음달께 창당 이후 첫 중앙당 후원회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동본기자 dbko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