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오리발' 로고 점차 사라진다

과거 계열사들 대부분 새 로고로 교체
대우건설·대우인터내셔널도 매각 앞둬 교체 가능성

대우그룹의 상징인 '오리발' 로고가 그룹 해체 7년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옛 계열사에서 사라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대우 계열사들은 한동안 오리발 로고를 사용했지만 새 주인을 찾거나 새로 거듭나는 차원에서 로고를 교체, 지금은 소수 기업만이 '오리발'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대우그룹의 로고는 지난 1974년 제작돼 처음에는 대우실업에서만 사용돼 오다 1976년부터 전 계열사로 확산됐다.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 나가자는 뜻을 담은 이 로고는 계열사를 통해 실제 세계각지에 퍼지며 김우중 전 회장의 세계경영을 대변해 왔다. 하지만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들은 그룹에서 떨어져나갔고 지금은 과거 ㈜대우가 쪼개져 태어난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 등 일부 회사만 이 로고를 유지하고 있다. 이 로고의 국내 사용권은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 대우자동차(현 GM대우), 대우정밀 등이 업종별로 보유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지난 4월부터 건설사업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대우 로고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달 말로 로고 사용 계약이 끝나는데다 대우건설측에서 건설사업에 더 이상 '대우'라는 명칭과 '오리발' 로고를 사용하지 않도록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대우차판매 관계자는 "자동차판매에 있어서는 GM대우가 옛 대우차로부터 상표권에 대한 권리를 취득한 뒤 계속 쓰도록 허용해 앞으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기존 로고의 느낌을 살리면서 은색으로 첨단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3차원적 느낌이 들도록 일부 변형한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덩치 큰 과거 대우계열사들도 모두 로고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교체했다. 대우종합기계는 작년 4월말 두산그룹에 인수합병되면서 사명을 두산인프라코어로 교체했고 로고도 '두산'으로 바꿨다. 다만 해외에서는 아직까지 '대우'의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하기때문에 '두산.대우'로 병행하고 있지만 조만간 '대우'를 떼어 낼 계획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도 2003년 1월 사명을 변경하면서 '오리발'을 버리고 지금의 'D'와 'E'를 맞붙인 형태로 로고를 교체했고 대우조선해양은 2002년 로고를 'DSME'의 영문 이니셜로 바꿨다. 대우증권은 1999년 계열분리하면서 '오리발' 로고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작년 9월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팔각형 모양의 새 로고를 내놓았다. 규모가 작은 회사중에서는 아직까지도 로고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대우캐피탈이나 대우정밀 등이 그렇다. 하지만 대우캐피탈은 현재 로고 교체를 검토하고 있고 대우정밀도 매각이 막바지 단계여서 새 주인을 만나면 로고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도 매각을 앞두고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오리발' 로고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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