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유금속산업 육성 시급

희유금속(稀有金屬) 소재산업 육성 시급하다 인류역사를 석기시대ㆍ청동기시대 그리고 철기시대로 구분할 정도로 소재는 기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원자력이 사용되는 오늘날도 철광석으로부터 뽑은 철은 주요 도구로 이용돼 넓은 의미로는 철기시대에 포함될 수 있다.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제철기술 발전의 중심에는 철의 고순도화 기술과 이를 가능하게 한 공정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이런 기술혁신 방식이 반도체 소재인 금속규소는 물론 여타 소재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소재 관련기술의 발전은 '분리에 의한 고순도화'와 '합성에 의한 신기능성 물질의 창제(創製)'라는 두가지 명제에 의해 주도돼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미래의 신소재산업을 선도할 분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다. 그러나 희유금속(稀有金屬ㆍrare metal) 소재가 기술혁신의 중심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가령 컬러 휴대전화를 꼼꼼히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화면에는 희토류 금속 형광체, 전지에는 리튬이 사용되고 있고 내부에는 실리콘ㆍ갈륨ㆍ비소ㆍ탄탈룸 등 수많은 희유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각종 전자소자가 가득 담겨 있다. 희유금속은 지각 내에 존재량이 적거나 추출이 어려운 금속광물자원 가운데 현재 산업적 수요가 있고 앞으로도 수요신장이 예상되는 금속자원으로 정의되고 희소금속(稀少金屬)이라고도 불린다. 희유금속은 철ㆍ동ㆍ알루미늄ㆍ납ㆍ아연처럼 산업적으로 양산돼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금속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실리콘ㆍ텅스텐ㆍ티타늄ㆍ희토류 금속 등 약 32종의 금속원소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산업적으로 중요한 25종 내외의 금속을 '희유금속 자원'으로 규정,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희유금속은 철강과 같은 전통산업뿐만 아니라 부품 소재의 주요기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물질로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핵심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광석ㆍ화합물ㆍ금속 등 가공단계별로 제품이 다양하게 사용될 뿐만 아니라 신기능 소재로서 무한대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처럼 희유금속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수급이 불안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희유금속 광물자원은 미국ㆍ옛 소련ㆍ중국ㆍ호주ㆍ캐나다ㆍ인도 등 상위 5개국이 세계 총매장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선진국이 제련, 정련, 소재화 가공기술을 독점하고 있고 정보기술(IT)산업의 급격한 부침으로 공급불안 및 가격폭등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등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0년 국내 희유금속 시장규모는 철강 부재료를 포함, 약 21억달러로 수요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IT산업의 급속한 팽창으로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해 4월 부품ㆍ소재산업이 21세기 한국산업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으로 인식하고 '부품ㆍ소재전문 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관련산업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산ㆍ학ㆍ연의 호응도 매우 크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의 산업구조를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의 부품ㆍ소재산업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 각종 기능성 원료소재 제조기술의 자립화를 병행해 추진하지 않고서는 소기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희유금속 소재 관련산업은 광물탐사로부터 소재ㆍ부품 산업화단계까지 첨단 단위기술, 분석ㆍ평가기술, 복합 엔지니어링 기술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최첨단 선진국형 기술이다. 우리나라처럼 희유금속 광물자원이 부족한 일본의 경우 산업화정책 추진이 본격화됐던 80년대 '희유금속 종합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 산ㆍ학ㆍ연 공동의 기술혁신, 산업활성화, 경제안정 보장을 위한 국가 기술개발 프로그램의 성공적 추진으로 최근까지 전자ㆍ부품ㆍ소재 부문에 있어 세계 최고의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희유금속 소재의 안정적 수급은 첨단산업의 근간이므로 경제적 논리에 전적으로 맡겨둘 수 없고 장기적 비전을 갖고 정책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초자료가 되는 ▲ 국내외 희유금속 광산물 ▲ 소재 및 제품에 대한 수급동향 ▲ 기술개발 동향 등 각종 통계 및 정보의 수집과 유통체계도 미래지향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자원보유국과의 협력체제도 강화해야 할 것이며 고기능성 희유금속 원료소재와 이를 이용한 부품개발도 중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산업폐기물로부터 희유금속을 효율적으로 회수해 소재화하는 리사이클링 기술개발로 희유금속소재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보다 적극적인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곽영훈<한국지질지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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