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하우스에서 만난사람] 김창민 지산 골프아카데미 원장

“솔직히 대회에 출전하고 싶은 생각이 아직 남아있지만 이제 지도자가 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도유망했던 국가대표 출신 프로골퍼 김창민(33)은 요즘 골프 지도자로 새 삶을 살고 있다. 올 시즌 초에는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지산 골프 아카데미 소속 선수인 프로골퍼 김주미와 아마추어 우지연ㆍ이동환이 잇따라 한솔레이디스여자오픈, 한국여자아마선수권, 한국아마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골프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프로 데뷔 첫 해인 96년 허리를 다쳐 디스크 수술을 두 번이나 했던 김 프로는 2000년 익산 오픈 우승으로 전성기를 만드는가 싶었지만 다음해 “우승 욕심을 부리다가”다시 수술대에 오르면서 사실상 투어 톱 랭커의 꿈을 접었던 비운의 골퍼. 그는 “지난해 거의 모든 대회 예선을 떨어지면서도 투어를 포기 못했는데 지난해 말 `제대로 된 아카데미를 해보자`는 지산 골프장 홍완표 상무의 제의를 받고 인생을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30대 초반의 한창 나이에 지도자로 변신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재활 훈련을 잘 해 거리가 남에게 처지지도 않지만 남들만큼 연습하기 힘들어 성적이 내려가기만 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다른 사람들이 택하지 않은 길을 먼저 가는 것도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원장은 그러나 SK텔레콤 오픈때 최경주 선수가 지산 아카데미 연습장에서 샷 점검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대회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괴로웠다”며 선수로서 `못 다 이룬`꿈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곧 “올 시즌 초 3명이 잇따라 우승한데 자극을 받아 다른 선수들이 쉬는 시간을 아껴가며 연습하게 돼 기쁘다”며 21명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지도하는 어려움을 절감하고 있다”는 김 프로는 “덕분에 선수 때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공부를 하게 됐다”며 “후배들이 기본부터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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