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샤프·도시바 등 일본 주요 전자업체들이 2012회계연도 3ㆍ4분기(2012년 10~12월)에 모처럼 흑자를 냈다. 최근 엔화약세에 힘입어 일본 수출기업들이 실적전망을 속속 상향하는 가운데 일본 제조업체의 회복 조짐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파나소닉은 1일 회계연도 기준 지난해 3ㆍ4분기에 614억엔의 순이익을 냈다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 1,980억엔의 대규모 손실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170억엔 손실)에서 크게 빗나간 실적호조를 달성한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파나소닉이 엔화약세와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예상 밖의 성과를 올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샤프그룹도 이날 지난해 10~12월 26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분기 1,384억엔의 영업손실을 낸 데서 가파르게 실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샤프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5분기 만에 처음이다. 샤프는 당초 이 기간 중 60억엔 규모의 적자를 예상했었다.
샤프의 흑자전환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요증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 가전제품과 LCD TV 판매량도 기대치를 웃돌았다. 샤프는 이날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올 하반기에 138억엔 흑자를 낸다는 목표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시바도 같은 기간 중 엔화약세 등의 영향으로 293억2,000만엔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는 115억1,000만엔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마코토 구보 도시바 부사장은 "메모리칩 산업 측면에서 엔저는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도시바는 또 플래시메모리 가격 하락에 대응해 지난해 10~12월 중 플래시메모리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반 가전제품에서 반도체와 전력 등 공공 인프라 영역으로 주력 분야를 옮긴 것도 흑자달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NEC 역시 2011년 10~12월 865억4,000만엔 적자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34억6,000만엔 흑자로 전환했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