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스튜어트 애플비(33)가 무성한 예측과 전망 속에 막을 올린 미국 PGA투어 2004 시즌 첫 대회 첫날 선두가 됐다.
9일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골프장(파73ㆍ7,263야드)에서 열린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30만달러) 1라운드.
지난해 투어 대회 우승자 30명만 출전한 이 대회에서 애플비는 버디 8개를 쓸어 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6타로 산뜻하게 시즌을 열었다.
2위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ㆍ67타)와는 1타차.
작년 라스베이거스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애플비는 1번홀(파4)에서 티샷을 깊은 러프에 빠뜨려 언플레이어블(1벌타)을 선언하면서 유일한 보기를 범했지만 5, 6번홀 연속 버디로 전반을 1언더파로 마친 뒤 후반 9개 홀에서 6개의 버디를 몰아쳐 선두로 치달았다. 샷도 안정됐지만 특히 26개로 18홀을 마무리한 퍼팅이 위력을 떨쳤다.
유럽투어 강호로 군림하다 올해부터 미국 투어에서 활동하는 클라크도 1번홀 보기로 출발했지만 버디 7개를 엮으며 단독2위에 올라 신고식을 화려하게 마쳤다. 클라크는 새로운 무대를 위해 체중을 13㎏이나 줄이고 새해 들어 담배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 비제이 싱(피지),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등 우승 후보들은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해 상금왕 싱이 5언더파 68타로 2타차 공동3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러브 3세가 4언더파 69타로 공동7위에 오른 반면 우즈와 엘스는 몸이 덜 풀린 듯 중위권 이하로 밀려났다.
지난해 메이저대회 무관에 그치고 상금왕 타이틀을 빼앗겼던 우즈는 자존심 회복을 선언했지만 들쭉날쭉한 플레이로 공동17위(2언더파 71타)에 자리했다. 17번홀까지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 보기 3개로 이븐파에 그친 그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긴 이글 퍼트를 성공시켜 2라운드를 기약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엘스는 1번홀부터 더블보기를 범한 뒤 버디 4개, 보기 2개를 보태 이븐파를 마크, 최하위권인 공동21위에 머물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