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이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에 쏠리고 있다. 여타 해외펀드와는 달리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가 최근 한 달간 플러스(+) 수익을 보이면서 자금이 이른바 '러ㆍ브 펀드'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을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의 설정액이 각각 49억원, 19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펀드에서 3,871억원, 해외채권펀드에서 1,206억원 가량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해외주식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곳은 중국(홍콩H)으로 단 한 달간 총 1,630억원이 빠져나갔다. 유럽(-54억원)과 일본(-148억원), 북미(-33억원), 인도(-66억원) 등에서도 대부분 해외펀드에서 수 십억원에서 수 백억원의 자금이 이탈했다. 이처럼 유독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이들 증시가 유가 상승과 긴축 완화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반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시상승과 함께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가 수익률 면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모습을 보이면서 자연히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펀드의 경우, 최근 한달 수익률이 17.41%로 해외펀드 중 가장 높았다. 브라질펀드도 7.27%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선방 중이다. 러시아펀드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곳은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 C-b로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이 21.08%에 이른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여타 러시아 펀드들도 수익률이 20% 이상이다. KB러시아대표성장주증권투자신탁(주식)A의 한 달간 수익률은 19.35%, 우리러시아익스플러러증권투자신탁1[주식]Class A1도 18.71%를 기록 중이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러시아펀드들의 한 달 수익률이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는 브라질펀드도 마찬가지다. 신한BNPP더드림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1[주식](종류A)의 수익률이 10.57%에 이른다. 산은삼바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의 수익률도 9.66%로 상위권에 속한다.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와 미래에셋맵스인덱스로브라질투자신탁(주식)종류 C-I 등도 8~9%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 다른 브라질펀드들도 지난 한 달간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가 9~20% 가량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글로벌 침체 우려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높은 상황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수익률이란 무기로 무장한 러시아펀드와 브라질펀드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펀드의 경우, 최근 유가가 급등하자 수익률 면에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껏 어려웠던 브라질펀드는 저가라는 장점에다 현지 증시가 올라 수익률도 좋아지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이 '러ㆍ브'펀드가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최근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위험요소가 여전한 만큼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브라질은 기업 실적 부진에 대한 부담이 다소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경우, 유럽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자본 이탈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브라질은 브릭스 국가 가운데 경기 모멘텀이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다"며 "강한 긴축정책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이 체크해야 할 포인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가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투자자들은 러시아펀드에 투자 하기 전 반드시 국제 유가 상황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