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조율하되 최종 결정은 소관 부처가"

경제수석 복귀 박병원 "비서는 입이 없다"
"메가뱅크論 연초 얘기… 상황 달라졌다" 말아껴

“비서는 입이 없습니다.” 지난 26일 저녁 강만수 장관 모친상가에서 만난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쏟아지는 경제현안 질문에 이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특히 박 수석은 자신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시절 강하게 제안했던 ‘메가뱅크’에 대해 “금융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냐”며 말을 아끼면서 옆 자리에 있던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을 가리키기도 했다. 그는 이어 “(경제수석으로서) 조율은 하지만 소관 부처가 최종 결정사항을 말하게 할 것”이라며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배경설명을 더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수석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 등이 확정된 점 등을 고려한 듯 “연초에 얘기한 것이고 그간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느냐”며 메가뱅크론을 무리하게 되살리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경제부총리제 부활론에 대해 그는 “정부 조직개편은 행정안전부 소관이므로 내가 관여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고 주무 수석임에도 불구하고 쇠고기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매우 민감한 부분이 아니냐”며 피해갔다. 박 수석은 다만 맞은편에 앉아 있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을 보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잘 해주었다”며 “국민들이 김 본부장 등 열심히 일한 공무원의 노력도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통령실 조직개편으로 경제수석이 정책팀장을 맡게 된 데 대해 그는 “여러 가지 문제를 고려해 팀장 체제가 만들어졌지만 어떻게 운영할지는 아직 다른 수석들과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수석은 산하의 경제비서관과 금융비서관이 합쳐짐에 따라 사라진 금융비서관의 역할을 대신할 방도를 강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박 수석은 지난 1987년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대통령특보)이 경제수석이었던 시절에 행정관으로 청와대에 근무하다 1988년 경제기획원으로 복귀한 적이 있어 이번이 20년 만의 청와대 근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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