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7일째 '팔자'… 매매 강도는 둔화

외국인투자자들이 17일째 '팔자'를 계속하면서 역대 연속 순매도(영업일수 기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25일 유가증권시장서 외국인투자자들은 오후 3시 현재 604억원을 순매도해 지난3일 이후 17일(영업일수 기준) 연속 '팔자'를 지속했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누적순매도 규모는 1조7천914억원에 달했다. 이는 순매도 기간으로는 작년 11월과 12월에 걸쳐 작성된 역대 공동 3위 기록이며, 누적 순매도 액수로는 사상 4번째 규모다. 하지만 이날 순매도액은 지난 24일의 2천298억원에 비해서는 현저히 둔화된 모습이었다. 외국인들은 지난 1997년 10월 4일부터 25일간, 1998년 6월 1일부터 21일간 순매도한 데 이어 작년 11월22일부터는 17일 연속 순매도해 역대 1∼3위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9천689억원치의 매도우위를 나타낸 것을 비롯해 철강금속 3천775억원, 운수장비 2천953억원, 증권 1천103억원, 전기가스 84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하는 등 업종 전반에 걸쳐 골고루 팔아치웠다. 종목별 순매도액은 현대차가 3천98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LG전자(3천686억원),삼성전자(2천852억원), 포스코(2천423억원), 삼성SDI(1천70억원), 한국전력(941억원)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기관의 매수에 힘입어 8.97포인트 오른 965.30에 마감했지만 외국인 매수없이 이같은 투자분위기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국인들이 장기 매도에 나서자 국내 투자자들은 이들이 언제 매도를 멈출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팔자'가 추세적인 것이 아니라 단기투자펀드의 이익실현인만큼 곧 매도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유지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17일째 계속된 외국인의 순매도 누적액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올해 3월 2일까지의 순매수액 2조8천억원 가운데 61%를 매도한 것"이라면서 "과거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 때 이전 순매수 금액의 70% 안팎까지를 팔아치웠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물 출회가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의 매물을 기관들이 받아주고 있고, 시중 자금도 증시로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작년 5월처럼 외국인의 매도에 따른 주가 급락 패턴은 재연되지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950선 안팎에서 지지선을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외국인 매도세도 2조원 수준에서 진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대우증권 이영원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은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달러가치 급등→글로벌 유동성 축소'라는 시나리오에 대한 불안 때문이지만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화 가능성은 크지않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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