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보리색 패브릭 소파에 같은 계열의 커튼, 거실 가득 봄 냄새가 물씬 풍긴다. 가구 자체를 바꾸기 부담스럽다면 소파 원단의 색깔이나 쿠션 등만 바꿔줘도 한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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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주부들의 마음이 급해진다. 겨우내 묵은 집안 분위기를 털어내고 따스한 봄기운을 집안에 빨리 들여놓고 싶기 때문이다. 어디를 어떻게 손볼까, 가구나 침구, 액자를 어떻게 바꿀까 고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거실 커튼이나 인테리어 소품 하나만 바꿔도 집안 분위기를 색다르게 연출할 수 있다. 오랫동안 부엌가구 교체를 꿈꿔왔다면 최근 어떤 디자인과 소재가 유행하는지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봄을 맞아 거실과 부엌 인테리어 컨셉트를 제안하고 제품 구입 방법을 알아본다.
◇거실=어느 집이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서 처음 만나는 곳이 바로 거실이다. 집안 분위기는 거실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또 거실은 온 가족이 모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보이는 가족 구성원들간의 생활 통합 공간인만큼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물론 공간 활용도를 높여 가족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발코니 확장으로 넓어진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주부들이 늘면서 가구와 소품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거실공간이 넓어지고 있지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주부들이 늘면서 거실에 꼭 필요한 가구와 가전기기만 두는 경향이 강하다. 이를테면 거실 전면에 홈시어터 기기만 배치하고 장식장을 두지 않는 식이다. TV, 오디오 등을 설치하는 A/V장은 길이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천연소재의 단순한 디자인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거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소파는 점점 커지고 고급스러워지고 있다. 기존 3인과 1인용 소파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긴 의자형태의 카우치형 소파나 보조소파 형태의 ‘스툴’을 같이 구성하면 활용성을 높일 수 있다.
소파 소재는 가죽과 원단이 기본이지만 소파 프레임과 좌판을 가죽과 원단으로 혼용한 제품도 늘고 있다. 가죽 소파는 관리가 편하고 고급스럽기 때문에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패브릭 소파도 색상와 무늬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 개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주부들이 특히 선호한다.
노연성 까사미아 패브릭디자인팀장은 “올 봄에는 짙은 색상의 가구가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파는 아이보리 같은 밝은 색상으로 매치하는 게 좋다”면서 “지루하지 않게 연한 꽃무늬 패턴이 가미된 소파도 사용해 봄직하다”고 조언한다.
거실 커튼은 가구보다 소파와 매치시키는 것이 좋다. 속커튼을 함께 사용하면 상황에 따라 색다른 연출을 할 수 있다. 겉커튼이 로맨틱하고 화사한 분위기라면 속커튼은 화이트 혹은 아이보리의 이중커튼으로 사용하는게 좋다. 이때 커튼의 형태를 밸런스 커튼으로 하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카페트 보다 작고 가벼운 깔개인 러그도 인기다. 최근 들어 원목의 마루 바닥재 느낌을 그대로 살리는 경우도 있지만 티테이블 밑에 러그를 깔아 두면 보온은 물론 포근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섬유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시키고, 세탁에 의한 수축을 방지할 수 있는 내구성있는 소재를 골라야 하며 발길이 잦은 곳에는 아이보리 등 더러움을 많이 타는 색상은 피해야 한다.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거실을 테마형으로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에게 책을 읽히고 싶다면 거실에서 TV를 없애고 책장을 놓는 ‘서재형 거실’로 만들거나 손님이 많이 찾는 가정은 코너형 소파와 액자 등으로 ‘까페형 거실’을 만들어도 좋다. 감각적인 블루블랙 컬러의 가죽소파와 블랙펄 도장의 거실장이 디지털 기기와 매치돼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홈시어터형 거실’로도 꾸밀 수 있다.
◇부엌=부엌은 거실 못지 않게 가족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주5일제 등으로 집에서 요리를 만들어 먹는 가정이 늘면서 부엌은 더 이상 주부만의 공간이 아닌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주목받고 있는 부엌형태가 바로 오픈형 부엌인 ‘아일랜드형’이다.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 부엌을 보면 요리작업 공간을 거실을 바라볼 수 있도록 아일랜드(섬)로 만들거나 거실 방향으로 반도형태로 돌출시키고 있다. 일자형 부엌가구는 ㄱ자 보조상판 또는 식탁겸용 테이블을 이용하여 작업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아일랜드형 부엌은 거실에 있는 가족이나 손님과 대화를 하면서 요리를 할 수 있고, 요리하는 중에도 아이가 옆에서 숙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주부들이 특히 선호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유럽 성향이 강해지면서 부엌일을 하면서 대화도 편하게 나눌 수 있는 아일랜드형 주방이 올해 더욱 인기를 끌 전망이다.
부엌가구 색상은 점점 대담해지고 있다. 올 봄에는 밝은색 계통의 하이그로시와 화이트 계열의 제품뿐만 아니라 빨강, 파랑, 오렌지, 은회색 등의 ‘컬러 싱크대’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넥스 이용한 연구소장은 “강렬한 색상의 부엌가구들은 부엌을 한층 생동감있고 개성있게 연출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다양한 색상을 면 분할을 통해 편안하게 보색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고 앞서가는 부엌을 연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중적인 컬러인 화이트는 올해 아이보리화이트, 쥬얼리화이트, 라이트베이지, 메탈화이트처럼 고급스럽고 도회적인 컬러로 변신을 거듭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웅진뷔셀 한용남 리빙개발팀 차장은 “올 봄 부엌가구는 은은한 색상의 화이트 계열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대신 후드나 벽지 혹은 문짝에 포인트 컬러나 소재로 데코하면 좋다”고 말했다.
부엌가구 소재도 최근 패션 트렌드인 ‘믹스앤매치(Mix & Match)’를 반영해 우드, 하이그로시, 메탈, 패브릭 등이 혼합된 제품이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한샘, 에넥스 등은 가족과 주부의 건강을 고려해 친환경 소재와 도료를 사용한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