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국내분양 '불티'

투자처 못찾은 유동자금 대거 몰려 청약 과열 양상
일부업체선 현지분 일부 추가공급도 검토
기대감에 부푼 '묻지마 투자'등 조심해야


“예상보다 빨리 사흘 만에 국내 분양물량에 대한 청약이 끝나 현지 분양물량 일부를 국내에 추가 공급할 계획입니다.” (유기상 성원건설 해외영업팀장) 중견 건설업체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상품이 국내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처럼 해외 부동산 투자열기가 뜨거워지자 전문가들은 과열조짐이 엿보인다며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건설은 지난 10월1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짓는 ‘유보라타워’를 분양, 일주일 만에 국내 분양물량 108가구의 청약자를 모두 모집했다. 국내에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자 3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계층이 몰려 순식간에 동이 난 것. 세 차례에 걸친 투자설명회도 총 3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반도건설은 대기자들이 “살 물량을 더 내놓아달라”고 요청하자 오는 12일부터 진행될 현지 분양분 일부를 국내투자자의 몫으로 돌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두바이에서 비즈니스베이 주상복합빌딩을 건설하고 있는 성원건설도 10월27일 국내 홍보관을 열어 사흘 만에 국내 분양을 마감한 상황이다. 반도에서 기회를 놓친 상당수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확인됐다. 유기상 해외영업팀장은 “전체 20% 미만을 국내에 공급하려 했으나 수요가 넘쳐 추가로 해외 공급분 10~20%를 국내에서 더 분양할 계획”이라며 “현재 예약 대기자를 받고 있는데 이마저 곧 마감될 것 같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홉슨 지역에 주상복합아파트 119가구를 분양하고 있는 대주건설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에서 4개월간 40여채를 팔았으나 국내 분양 한달 보름여 만에 같은 분량을 팔아치웠다. 김현수 대주건설 해외사업팀장은 “자녀들이 현지에 유학 중이거나 은퇴 후 현지생활을 고려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렇게 관심이 뜨거울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현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채 기대감에 부푼 ‘묻지마 투자’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반도건설은 현재 청약자를 중심으로 현지 투어를 2차에 걸쳐 실시하고 있지만 직접 방문도 하지 않은 채 계약한 사람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주건설의 한 관계자는 “유학하고 있는 자녀들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해 부모에게 설명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으나 전화 통화만으로 국내에서 현지 사정을 알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수익이 나올지도 의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북핵 사태 이후 일부 유동자금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지금은 과열된 것 같다”며 “현지 방문도 없이 분양업체의 말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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