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수가 117만명에 달하면서 결혼이민자ㆍ이주노동자 등 외국인 정책을 전담하는 정부기구의 설립이 추진된다.
석동현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장은 23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찰스 한스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 초대원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민정책 관련 중장기 사업 방안을 일부 공개했다.
석 본부장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급속히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향후 '이민청'이나 '다문화청' 등의 이름으로 독립된 외청을 세워 이민정책을 전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장기 계획일뿐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는 없다"면서도 "결혼이민자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이민 문제를 정책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말 현재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모두 117만여명이며 이 중 유학생과 단기체류자를 제외하고 국내 정착 가능성이 큰 외국인 수는 92만여명(78%)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석 본부장은 "그동안 '이민'이라는 개념은 주로 외국에 나가서 사는 것을 생각했지만 이제는 국내에 정착하는 외국인 이민자 문제가 현실화됐다"며 "정책적인 틀을 만들어놓지 않으면 미래 우리 사회가 큰 난관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찰스 한스 이민정책연구원 초대원장은 "고령화와 저출산,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한 한국이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을 지속하려면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이민정책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첫 이민정책 전문 연구기관인 이민정책연구원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IOM과 공동으로 경기도 고양시에 설립한 국제협력기구로 국내 이민정책 개발과 이민행정전문가 양성 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스 원장은 1994년 IOM 그루지야 본부의 교육담당관과 로마대표부 프로그램 담당관, 제네바 본부 이민기술지원과장, 동아시아지역본부 대표 등을 두루 거친 이민정책전문가로 5대1의 경쟁률을 뚫고 초대원장으로 최종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