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像 독립·적극적으로 바뀐다

드라마 속 여성상이 변하고 있다. 무엇을 선택하기 보다는 선택 받는 입장에 처하고, 성공적인 결혼으로 행복에 도달하던 역할이 주류였던 여자 주인공상이 보다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바뀌어가고 있는 것. MBC는 오는 3월3일부터 아침드라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월∼토 오전9시)를 방송한다. 소설가 박완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대 아직도.`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약자가 되야만 했던 한 여성의 `홀로서기`를 다룬다. 유학 중이던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받고 새 애인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만 배신 당하며 아이 양육권을 놓고 법정 분쟁을 빚는 여성 차문경(배종옥 분)이 주인공. 네티즌의 호응 속에 방영중인 MBC 드라마 `눈사람` (수ㆍ목 오후9시55분) 역시 조금 달라진 여주인공 연욱(공효진 분)을 그리고 있다. 극 전개의 기본 틀은 기존 드라마와 비슷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서도 당당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떳떳하게 지는 인물상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드라마ㆍ영화 등으로 수 차례 제작됐던 사극 `장희빈` 역시 변화하는 여성상을 반영하고 있다. KBS2 `장희빈` (수ㆍ목 오후9시55분)은 장희빈(김혜수 분)과 인현왕후(박선영 분)의 관계를 임금의 사랑을 둘러싼 처첩간의 갈등이나 선-악의 극명한 대립 등으로 묘사했던 기존 작품과는 다르게 설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영국 PD는 "숙종은 희빈 장씨와 중전 민씨를 효과적으로 이용해 당파 사이에서 자신의 정략을 폈던 힘있는 정치가"라며 "두 파벌의 핵심을 이루며 역사의 중심에 섰던 여성의 모습을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획 의도가 `동화 속 공주`상에 익숙한 안방극장에 어떤 반향을 가져올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복수극`을 표방했던 MBC 일일극 `인어아가씨`는 현재 기획 의도를 꺾고 두 주인공이 결혼하는 것으로 방향을 튼 상태 동생에게 애인을 빼앗기고 사업가로 성공하는 여주인공을 그릴 예정이었던 전 KBS1 일일극 `당신옆이 좋아` 역시 애인과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으로 시높시스를 수정했었다. KBS2 `장희빈` 제작진도 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키 위해 `장씨의 악녀 선회 여부`를 놓고 남모를 속앓이 중이다. <김희원 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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