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드니백화점(대표 김동규.金東奎)이 연간 수십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건물을 수익성이 별로없는 벤처기업 전문빌딩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모드니백화점 쇼핑센터와 어린이 유희시설로 사용하고 있는 남구 신정동 「키즈모드니」건물을 벤처기업 전문단지로 활용키로 하고 최근 울산시에 벤처기업 집적시설 지정신청서를 냈다.
지하2층, 지상6층, 연면적 1,500여평의 이 건물은 IMF한파로 매출이 줄어 휴점상태에 있지만 다른 용도로 전환, 임대를 할 경우 수십억원의 임대수입을 올릴수 있는 건물. 그래서 金사장은 지정신청서를 내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
무엇보다 건축비만해도 30여억을 들인데다 250여평인 부지가격이 평당 500만원이상을 호가하는 노른자위 빌딩을 적자운영이 예상되는 벤처빌딩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金사장은 벤처빌딩으로 운영할 경우 예상되는 대차대조표를 작성하면서 자신이 없었다. 수입원이라해야 입주기업에게 평당 5만원안팎으로 받게 될 임대료와 170여평인 1층에 입주하게 될 금융기관 입주비가 전부다. 인근 건물의 임대료가 평당 200~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임대료다.
더구나 식당과 강의실 등 간접지원시설로 사용될 5층과 6층과 주차장으로 활용될 지하 1,2층을 제외하면 실제 임대되는 공간은 2~4층 500여평으로 월임대료가 2,500여만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돈은 월 1,000만원이 예상되는 전기세와 수도세, 건물 관리인과 상근직원 5~6명의 인건비밖에 되지 않는다. 금융기관의 임대료도 나머지 건물유지비용으로 충당하면 남는 것은 없는 셈.
다만 일반 건물을 벤처빌딩으로 용도를 변경할 경우 벤처기업육성법에 따라 감면받게 될 연간 1,000만원의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교통유발부담금이 유일한 혜택이다.
이 마저도 울산시의 지정승인을 받으면 공사에 들어갈 실내인테리어 비용 2억여원을 감안하면 적자는 면할 길이 없다.
더욱이 지난 96년 매장을 개점한 이후 IMF한파로 영업을 중단한 지난해 1월까지만해도 최소 월 매출액이 4억여원을 상회하고 순이익도 수천만원을 내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金사장은 눈앞의 이익보다는 지역 유일의 향토백화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과 자신과 같은 중소기업 운영자들의 어려움을 우선 생각하며 벤처빌딩으로 과감히 전환키로 했다. 이는 장학사업차원에서 전문대 설립을 추진하다 지난해 작고한 선친의 뜻을 받드는 것이기도 했다.
金사장은 어렵게 벤처빌딩 전환을 결심한 터라 내친김에 최고의 벤처빌딩으로 가꿀 욕심이다. 우선 金사장은 3년내에 26개업체의 벤처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확인서를 발급받은 업체나 앞으로 1~2년내 벤처기업을 실제 설립할 계획인 업체가 입주대상임은 물론이다. 입주업체의 연구특성을 감안해 10, 15, 20, 30평형 등 4가지 평형을 선택적으로 분양할 계획이다.
특히 6층에는 변호사, 세무사 등 기업창업관련 전문가들을 상담원으로 하는 창업상담회사를 설립, 벤처기업 설립에 관심을 가진 사업가들에게 창업상담과 법률지원, 마케팅조사, 공장설립 절차 등 실무전반에 대한 토탈서비스 제공할 방침이다.
다행히 벌써부터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선박설계기술업체와 컴퓨터 Y2K문제 해결 소프트웨어개발업체 등 4개업체가 벌써부터 입주의사를 밝혀온 것이 그것.
더구나 울산시도 벤처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늦어도 이달말까지 지정신청이 무난할 전망이다.
金사장은 『지역경제를 살찌우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절감했다』며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지역 최초의 실리콘밸리로 가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울산=김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