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 영웅전] 절찬을 받은 헤딩

제2보(25~40)



홍성지는 2백 여명 프로기사 가운데 가장 낙관적인 기사로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유창혁이 낙관파의 대표였는데 지금은 단연 홍성지가 꼽힌다. 홍성지는 언제나 자기가 나쁘지 않다고 여기며 상대방의 큰 모양을 부수기보다는 내 영역을 넓힐 궁리를 먼저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낙관적인 태도는 한결같다. 여간해서는 낯을 붉히고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으며 매사에 긍정적이다. 흑35로 먼저 좌변을 보강한 것은 당연한 착점이다. 축머리가 유리하다고 해서 당장 참고도1의 흑1로 기어 나오는 것은 백에게 2, 4를 당하여 급전이 되는데 좌변에 미생마가 있는 흑으로서는 이 급전이 몹시 부담스럽다. 홍성지의 백38과 40은 검토실 고수들의 절찬을 받았다. 상식적인 행마라면 참고도2의 백1, 3이지만 그것은 흑4가 좋은 수가 되어 백의 불만이다. 당장 흑이 A로 나오는 수가 유력하게 되므로 백은 그 방향에 한 수 보강을 해야 되는데 그 진행은 백이 별로 내키지 않는 것이다. "좋은 감각이야. 이창호에게 4연승을 거둔 것은 다 이유가 있었군."(서봉수) "홍성지가 후반이 특히 강하다고 들었는데 전투도 능하군요."(온소진) "백40의 헤딩이 정말 좋은 수 같아요. 도무지 어떤 식으로 받아야 할는지 아주 곤란해 보입니다."(백대현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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