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황모씨는 혈혈단신으로 월남해 '북한음식 전문식당'을 열어 큰 돈을 벌었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혼자 외롭게 살아오던 황씨 이웃집 청년은 평소 거동이 불편한 황씨를 보고 부모처럼 생각하며 오랜 기간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이에 감동한 황씨는 청년을 의지하고 손자처럼 애정을 쏟으며 함께 살았다. 그러던 어느 봄날 황씨가 노환으로 사망했다. 이 때 청년은 황씨가 남긴 유산을 받을 수 있을까.
A. 민법 제1057조 2항에 따르면 '제1057조의 기간 내에 상속권을 주장하는 자가 없을 때에는 가정법원은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하고 있던 자, 피상속인의 부양간호를 한 자 기타 피상속인과 특별한 연고가 있던 자의 청구에 의하여 상속재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분여할 수 있다'고 특별연고자의 분여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특별연고자란 피상속인과 생계를 같이 했거나 장기간 피상속인을 요양하거나 간호해 온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특별연고자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피상속인을 장기간 돌보아온 양로원과 병원 등 단체도 포함될 수 있다. 다만 특별연고자의 자격을 판단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피상속인에게 상속인의 범위에 속하는 피상속인의 배우자, 직계비속인 자녀, 직계존속인 부모, 형제자매 등이 없을 경우로 제한된다.
위의 사례에서 청년은 황씨의 특별연고자로 볼 수 있다. 비록 친자식은 아니지만 마음을 다해 자신을 돌보았던 청년 덕분에 노인은 쓸쓸한 말년을 외롭지 않게 보낼 수 있었고 친자식처럼 의지할 수 있었다. 혈혈단신으로 월남했고 이후 결혼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한에는 남겨진 가족도 전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상속인의 범위에 속하는 자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노인을 끝까지 돌보았던 청년은 황씨의 특별연고자로서 황씨가 남긴 상속재산을 분여 받을 수 있다.
청년이 황씨가 남긴 유산을 분여 받고자 한다면 법에서 정한 소정의 기간, 즉 상속인수색공고기간(1년 이상)의 만료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상속개시지의 가정법원에 재산분여청구를 해야 한다. 이 때 가정법원은 재산분여청구가 정당한지를 판단하고 만약 청구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면 청구인에게 상속재산의 일부나 전부를 분여한다는 심판을 하게 된다. 가족이 없는 노인을 친부모처럼 보살폈던 청년은 그 기여의 정도에 따라 심판을 거친 후 남겨진 유산에 대해 상속 재산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박정식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공인회계사
withjsp@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