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앞에선 폼나지만… 스포츠카의 굴욕 중고차 시장서 무채색 선호… 특이한 색상은 가격 떨어져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는 것이 로망인 남성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차를 살 때면 스포츠카는커녕 일반 승용차도 빨간색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너무 튀기도 하고 무난한 것이 좋아서다.
그래서인지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검은색, 은색, 흰색 등의 무채색 차량 비율이 높다. 중고차 시장에 나오는 차들의 색상도 무채색이 많고 그만큼 쉽게 팔린다. 반면 빨간색, 노란색처럼 특이한 색깔은 찾는 사람이 적어 가격이 더 떨어지기 마련이다.
SK엔카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서 거래되는 차량의 색상의 90% 가량이 무채색이다. 지난해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매물 중에 인기 있는 중고차 색상을 조사해 보니 검은색(23%), 은색(19.3%), 흰색(18.9%), 진주색(12.4%) 순이었다. 은회색이나 쥐색도 인기가 높았다. 남보다 튀지 않길 바라는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차량 선택에 있어서도 그대로였다.
차종별로는 차이가 있다. 커질수록 무채색 비율이 늘어난다. 중고 경차는 69.4%, 소형은 79%, 준중형은 92.7%, 중형은 94.6%, 대형은 97.7%에 이른다. 회사 임원이나 국회의원 등이 대부분 검은색 대형 세단을 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경차나 소형차, 독특한 컨셉의 차량 등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젊어 무채색 비율이 적은 편이다.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는 모나코 핑크라는 색상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기아 레이도 셀레스티얼 블루라는 차량이 대표 색상으로 인식될 정도로 거리에 많이 보인다. 무채색 중에도 검은색보다는 흰색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다양한 색상의 차들이 출시되지만 여전히 검정, 회색, 흰색 등 무채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고 중고차 가격에도 이 점이 반영된다. 중형차 이상에서는 비슷한 사양의 모델이라도 100만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기도 한다. 차를 구입할 때부터 나중에 중고차로 판매할 계획이 있다면 색상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감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구매 계획이 있다면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무난한 색상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더 들어가는 반면 튀는 색상은 오히려 시세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