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의장, "제헌의원들이 지금 국회 보면 뭐라고 말할지 두렵다"

여야 극한대치 비판

김형오 국회의장이 15일 "제헌 의원들이 지금 국회의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지 정말 두렵다"며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를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날 본회의 인사말에서 "내일 모레가 제헌절 61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인데 건국의 아버지인 제헌 의원들은 365일 중 320일 이상 국회 문을 열고 일했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김 의장은 "당시는 상시국회ㆍ직권상정이라는 말도 없었지만 매일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또 일했다"며 "당시도 지금 못지않은 더한 격론을 벌였지만 파행은 없었고 변변한 보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의장은 "18대 국회처럼 문을 열기 어려운 국회는 없었고 18대 국회처럼 쟁점 법안을 상임위에서 논의하기 어려운 국회도 없었다"며 "이런 답답한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여러분들이 그렇게 힘들게 국회에 들어오려 했나"라고 물었다. 이어 김 의장은 "국회가 제 할 일을 못하면 국민의 눈에서 멀어지게 된다"면서 "쟁점 법안을 국회에서 논의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디에서 논의한다는 말이냐"고 거듭 물었다. 김 의장은 또 "내 것만 챙기고 내 주장만 옳다고 하지 말고 말 없는 다수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며 "수많은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이럴 수는 없다"고 충고했다. 김 의장은 비정규직법과 미디어법과 관련, "오늘이라도 미디어법을 비롯한 모든 현안을 상임위에서 논의해 타결해주기를 바란다"며 여야의 대타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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