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술개발에 올인하는 삼성

삼성그룹이 대규모 설비ㆍ연구개발(R&D) 투자와 고용확대를 내용으로 한 중장기 미래비전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얼마 전 삼성전자가 ‘세계3대 전자업체 도약’ 비전을 선포한데 이어 이번에는 그룹차원의 기술준비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까지 47조원의 R&D투자와 함께 매년 5,000명씩 모두 3만여명의 연구인력을 채용하며 협력업체ㆍ산학협력 등에도 5조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세계1위 제품을 21개에서 50개로 늘려 매출액 270조원, 순익 30조원, 브랜드가치 700억달러의 세계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것이다. 가격경쟁력에 의존한 범용제품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남보다 앞선 기술개발로 고부가가치의 일류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기술전쟁의 시대에 기업이 살아 남고 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쟁기업을 앞서는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력은 연구개발 노력에 의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삼성의 이번 연구개발 투자계획은 전략은 삼성의 세계 일류기업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삼성의 막대한 연구개발투자는 우리나라 전반의 연구개발 능력 향상은 물론 이공계 기피현상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투자는 선진국 기업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삼성의 대대적인 연구개발투자는 기술경영 풍토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협력업체와 산학협력을 위해서도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것은 나홀로 성장이 아니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막대한 연구개발투자는 경기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투자부진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연구개발투자는 고급 두뇌인력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가 늘면 증가하고 이는 소비여력 확대로 이어진다. 내년부터 매년 9조원 이상을 쏟아넣겠다는 삼성의 R&D 투자계획은 정부의 한해 R&D 예산과 맞먹는 것으로 획기적인 일이다. 삼성의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돼 기술삼성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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