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예상넘은 반발에 뒤늦게 당황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제정에 따른 한국의 반발이 예상외로 강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본 정부가 뒤늦게 당황하는 기색이다. 일본 정부는 애초 시마네(島根)현의 조례제정 움직임에 대한 한국의 반발이 `일과성'일 것으로 보고 지방자치단체 의회가 하는 일에 중앙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며 조례제정을 사실상 묵인해왔다. 그러나 역사문제와 얽혀 한국내 반일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자 외무성 일각에서 "진작 조례제정 움직임을 막을 궁리를 했어야 했다"(마이니치 신문)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실효성면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조례를 시마네현민의 감정만으로 결정한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무성 간부는 "국교정상화 40주년보다 을사조약 100년쪽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 됐다"고 개탄했다. 일본 외무성은 시마네현의 조례 제정 움직임을 작년 가을부터 알고 있었으나 "역사문제가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라 모른 체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외상은 16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100년이 지나도 식민지배때 입은 상처는 나을 수 없다"면서 "역사를 확실하게 받아들이겠다"고말했다. 반기문 외교통상장관은 작년 11월 라오스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외무장관회담이 끝난 후 마치무라 노부다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에게 "내년이 어떤 해인지 아시지요"라며 역사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독도와 교과서 문제 등을 묶어 `역사문제'로 규정, 한국과 공동보조를 취함으로써 6자회담 재개 등 현안에서 한ㆍ일공조에 금이 가는 사태를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한국의 맹렬한 반발에도 불구, 현재로서는 내놓을 카드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냉정한 대처'를 거듭 촉구하면서 한국의 감정이 가라 앉기를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16일 밤 향후 대처방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냉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말을 4번이나 되풀이 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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