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엔고 방어에 나선 간 나오토 총리를 지원 사격할 것인가. 일본 정부의 단독 환시장 개입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과 마찰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엔고 방어에 '와일드카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확대하면 엔 유동성이 풀려 재무성의 환율시장 개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행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은 일본 재무성의 직접적인 환율시장 개입이 주요 교역 상대국으로부터 반발이 예상되는 데 비해 양적완화 확대 조치는 경기부양조치여서 별다른 저항감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주요20개국(G20)은 경기 부양 정책 공조에 합의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10조엔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1차 대책에 이어 3월 20조엔, 8월 30조엔으로 각각 실탄투입 규모를 늘렸다. 일본은행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면 엔화가치가 하락하는 '간접 효과'를 낳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 "일본은행이 정부로부터 부양조치를 확대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으며 간 총리가 이를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엔 방어를 위한 시장개입 효과를 높이고 경기도 방어하는 1석2조의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무성이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에 비해 엔고를 방어하는 효과는 낮은 편이다. 무토 히로아키 미쓰이 스미토모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단독 개입으로는 엔화 추세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환율시장 개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은행에 추가 양적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행도 정부를 측면 지원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白川方明) 총재도 정부의 엔시장 개입 직후 "정부의 움직임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일본은행이 기본적으로 환율시장 개입에 소극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양적완화 조치도 등 떠밀리다시피 결정하면서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논란에 휩쓸려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앞서 시라카와 총재는 엔고와 관련, "환율은 경제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라며 "환율문제로 통화정책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시장 개입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엔고 방어가 반짝 효과에 그친다든지, 미국이 일본정부의 환시장 개입에 직접적인 '경고'를 한다면 일본은행이 엔고 방어에 투입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