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주식 시장 블루칩 떠올라

작년 3분기 영업익 90% 껑충


요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 코스맥스는 주식 시장에서 훨훨 날아다닌다. 지난해 초만해도 1만5,000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현재 4만2,000원대까지 오른 것.

코스맥스가 침체된 주식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블루칩'으로 부상한 데는 남다른 실적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3ㆍ4분기 코스맥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연결기준)은 각각 779억원, 5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1%, 90.8% 늘었다.

하지만 코스맥스가 여기까지 오는 데 임대규(42·사진) IR/PR팀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화장품 ODM산업과 회사에 대한 정보를 기관 및 개인투자자들에게 알려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터를 닦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한국IR협의회가 주최한 '제12회 한국IR대상'에서 그가 '베스트 IRO상'을 수상한 것도 그런 노력을 인정받은 덕분이다.

그는 "개인이 받은 상보다 한해동안 가장 IR을 잘한 10개 기업 안에 코스맥스가 들어갔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며 "특히 코스맥스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대기업이라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상승하는 주가만큼 그는 누구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 홍콩, 런던, 뉴욕 등 세계 금융의 중심지를 오가며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IR에 참석한 것만도 10여차례. 국내에 머무를 때는 하루에 애널리스트 2~3명과 미팅이 잡혀있다.

임 팀장은 "(코스맥스에 처음 왔던) 2005년에는 주가가 1,000원~1,200원대를 오갔고 회사를 알리기 위해 찾아 다녔을 정도"라며 날로 커가는 회사에 발맞춰 달라진 위상에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첫 직장생활을 1996년 모닝글로리에서 시작했다. 당시 그가 맡았던 업무는 언론을 대상으로 회사를 알리는 홍보활동이다. 그러다 2002년 한 코스닥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IR업무를 처음 접했고, 코스맥스에 와서 본격적으로 IR담당자로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 덕분에 그는 IR전문가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처음부터 IR을 하기 보다는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임 팀장의 경우 첫 직장에서 홍보 업무를 맡으며 익혔던 문장력과 사람을 대하는 친화력이 투자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 또한 재무, 회계에 대한 지식을 갖췄다면 금상첨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산업이나 회사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코스맥스 탐방이 새로 입사한 애널리스트들의 필수 코스라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대신 '숫자를 보는 눈'이 약한 것 같아 스스로 이 부분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중소ㆍ중견기업을 거쳤던 그에게 '좋은 기업'을 고르는 법도 물어봤다. 그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결정 전 꼭 CEO를 만난다"며 "좋은 회사를 고르려면 CEO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가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 비전을 직원들에게 공유한다면 회사도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돼 있다는 얘기다.

그는 "면접은 나를 회사에 알리는 동시에 나도 회사를 알아가는 자리"라며 "구직자도 회사 분위기나 CEO의 말을 듣고 함께 회사를 면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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