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 무역적자가 지난 1985년 이후 최대 규모인 1조2,517억엔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발생한 동북부 대지진의 여파로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데다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수입이 크게 확대된 탓이다. 9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011 회계연도 상반기 무역 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리먼 브라더스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휘청거렸던 2008년 하반기에 6,723억엔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한 이후 5반기 만에 또다시 적자를 기록했다. 또 일본의 올 상반기 무역 적자 규모는 무역수지 산출 기준이 바뀐 지난 1985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 4조145억엔의 흑자를 기록했던 일본의 무역 수지가 일년 만에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선 배경으로는 지난 3월 발생한 동북부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가 꼽혔다. 자동차, 전자제품 등 일본의 주요 수출품이 지진 이후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량이 함께 줄었고 이에 따라 전체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31조2,687억엔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32조5,204억엔으로 15.0% 늘었다.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대체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를 대량 수입해 화력발전 규모를 늘렸기 때문이다. 더불어 상반기 동안 지속됐던 국제 유가 상승세도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뿐만 아니라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대폭 감소한 반면 해외로 나간 일본인은 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도 1조1,108억엔을 기록했다. 한편 일본 기업들이 엔고를 이용해 공격적으로 외국 기업 인수ㆍ합병(M&A)에 나서면서 소득수지는 크게 늘어 전년 동기 대비 26.4% 늘어난 7조3,436억엔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