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8월 6일] 자동차, 신흥시장 전문가 육성을

미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 2000년 1,700만대를 찍고 2005년 이후 매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올해에는 급기야 1,400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부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서유럽ㆍ일본 등도 마찬가지다. 과거 세계 시장을 주름잡던 미국의 ‘빅 3’ 업체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한 반면 올 상반기 한국과 유럽의 주요 업체만이 판매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미국 등 주요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 업체별 명암을 가른 것은 단연 브릭스(BRICs) 시장이다. 올해 중국 판매는 1,000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브라질 자동차 판매는 30% 이상 증가하면서 독일과 영국 등 서유럽 주요 국가와 비슷한 규모가 될 것이다. 브릭스 시장은 고관세가 유지되는 등 상당히 폐쇄적인 곳으로 먼저 시장에 진출한 업체가 성장의 과실을 대부분 차지했다. 러시아는 한국과 일본 업체, 브라질은 유럽 업체들이 성과를 거두면서 미국과 유럽시장의 부진을 만회한 것이다. 더욱이 정체된 미국과 서유럽시장의 판매 증대에는 많은 마케팅 비용이 수반되지만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고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은 수익성도 높아 영업이익 증가의 원천이 되고 있다. 브릭스 시장에서의 결과에 따라 자동차업계의 명암이 갈리면서 자동차업체는 새로운 과제를 갖게 됐다. 향후 10년, 20년 이후 자동차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새로운 신흥시장을 찾아내고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각종 지정학적 요인으로 위험 요소가 많지만 인구나 자원보유 등을 보면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들 중 몇몇 국가는 지금의 브릭스에 버금가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현실을 인식해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이들 지역에 관심을 높여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국내에서 아프리카 등의 전문가나 자료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래 한국의 성장 동력을 위해서라도 이들 지역의 전문가를 육성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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