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해산 후폭풍 만만찮네

법안처리·예산심의 '올스톱'
성장전략 정체 우려도 제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의원 해산, 조기총선 실시 발표로 연말 정치공백이 불가피해지면서 일본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12월 중 주요 법안을 처리하고 다음 회계연도(4월∼다음해 3월) 예산을 심의하는 통상적 일정이 선거 종료까지 '올스톱'되기 때문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참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대책 강화법 등 12개 법안을 서둘러 처리했다. 의회 해산으로 법안이 폐기되기 전에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법안을 의결한 것이다. 하지만 중의원에 계류 중인 노동자파견법 개정안, 여성 사회활동 촉진법, 카지노 진흥법 등 경제 관련 법안들은 21일 해산 전까지 처리가 어려워 일제히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도 예산안 편성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국무회의 직후 "(다음 회계연도 예산 성립은) 5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며 "올해 중 예산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경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2월16일에 총선이 실시된 2012년의 사례를 보면 예산안이 해를 넘겨 2013년 5월15일에야 처리됐다는 지적이다. 아소 부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내년도 예산편성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이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는 아베 총리의 기자회견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에 대해 닛케이는 "아베 총리가 임시국회 회기를 2주가량 남긴 시점에 중의원 해산, 총선거를 결정해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이 정체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발표된 추가 금융완화가 "소기의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연간 본원통화 공급 규모를 80조엔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중의원 해산의 명분으로 제시된 소비세 추가 인상 연기에 대해서는 "정부·의회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언급해 직접적인 평가를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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