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중앙정부가 교원노조에 단협 ‘효력상실’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원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 2002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원노조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효력이 2005년 3월30일자로 상실됐음을 교원노조에 통보했다고 18일 밝혔다.
단협 실효(失效) 통보는 단협의 효력이 상실됐음을 공식화하는 행정절차다. 2002년 12월30일 당시 이상주 교육부총리와 이수호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류명수 한국교원노동조합 위원장은 교원 보수, 근무시간, 후생복지, 연수 등 105개 사항에 대해 단협을 체결했다.
이후 2004년 1월과 2005년 9월 두 차례 교원노조가 기존의 단협을 갱신하기 위한 교섭 요구안을 제출해 본교섭을 진행하려 했지만 교원노조들 간의 교섭단 구성문제로 2006년 9월 이후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현행 교원노조법은 복수 노조일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전교조ㆍ한교조 외에 2006년 반(反) 전교조 성향의 자유교원조합이 신설돼 교섭 참여를 요구하면서 단일 교섭단을 구성하지 못했다.
박기용 교과부 교육단체협력팀장은 “실효 통보는 2006년 9월 이후에 중단된 교섭을 조속히 재개하자는 정부 의지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원노조가 교섭단 구성에 합의해 교섭을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지금까지 단협의 효력, 유효기간 등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던 정부가 지금 시점에서 실효를 통보하는 것은 교원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면서 “국제노동기구(ILO)에 제소하는 한편 교원노조법 개정 투쟁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